미국, 對북한 무역미수금 1억달러 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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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미국내에 동결된 북한자산을 미 정부가 풀어준다 하더라도 북한이 손에 쥘 돈은 한푼도 없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북한으로부터 받을 돈이 묶여있는 북한자산보다 훨씬 많기 때문이다.

미 재무부는 9일 (현지시간) 북한측으로부터 미국인들이 회수하지 못한 대금의 내역.규모를 파악하기 위해 신고를 받는다.

미 재무부는 지난해 12월9일 북한당국 및 정부산하 업체들과의 상거래 결과 대금을 받지 못한 미국인들의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3개월 시한으로 한번에 한해' 신고를 접수키로 했었다.

현재 미국내 동결된 북한자산의 규모는 1천4백40만달러 가량이나 이번에 신고될 미국측의 미회수 대금은 1억달러가 훨씬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저지주에 본사를 두고 있는 니코사 하나만 해도 93~94년 대북한 곡물수출대금 미수금이 7천만달러에 이른다.

미국내 동결된 북한자산이란 북한당국이나 정부통제를 받고 있는 업체들이 달러화로 대외 결제를 하는 과정에서 미국계 은행을 거치며 묶인 돈이다.

재무부의 한 관리는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지만 93년 4월 이전에는 전산망의 한계로 미수금 파악이나 자산동결이 어려웠다" 고 말했다.

미국내의 북한자산 동결은 대부분 95년 이전의 상거래 과정에서 비롯된 것들이다.

달러화 결제가 미국계 은행에 자동 포착됨에 따라 북한이 95년부터 프랑스 프랑이나 독일의 마르크화를 결제수단으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당국은 94년 10월 북.미 기본합의서 체결 이후 합의에 포함된 대북 경제제재 완화를 미측에 계속 촉구해왔다.

워싱턴 = 길정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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