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거리 는다는데 … 도움닫기 티샷 해볼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5면

1996년 개봉한 미국 영화 ‘해피 길모어’는 아이스하키 선수를 꿈꾸는 주인공이 우연히 골프에 입문한 뒤 승승장구하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현실에서도 길모어처럼 스윙하면 공이 많이 나갈까.

미국의 폭스TV는 최근 스포츠과학 관련 프로그램에서 아이스하키 선수처럼 달려가서 공을 치는 스윙의 실험 결과를 방송했다. 유러피언 투어와 PGA투어에서 활약 중인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이 실험에 응했다. 그의 평소 드라이브샷 거리는 296야드였지만 아이스하키 선수처럼 뒤에서 달려가면서 티샷을 할 땐 샷거리가 10%(30야드) 늘어났다.

방송은 달려가서 샷을 하는 방법을 ‘해피 길모어 스윙’이라고 명명하며 “어깨 회전이 원활해지는 데다 스윙 스피드도 늘어나게 돼 샷거리도 자연히 크게 증가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해링턴은 “창던지기 선수처럼 도움닫기를 하면서 손을 앞으로 쭉 뻗을 수 있었고, 왼쪽 엉덩이도 원활하게 회전하게 돼 거리가 늘어나는 효과를 봤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영국의 더 타임스는 “해링턴이 다른 선수들도 한번 시험해 볼 것을 권유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해링턴은 대회에선 이런 방법으로 티샷을 하지 않겠다고 했다. 헤드가 1도 뒤틀리거나 스위트스폿에서 몇㎜ 벗어나면 20야드 정도 벗어나기 때문이다.

영국왕립골프협회(R&A) 대변인은 “권할 만한 방법은 아니지만 금지할 만한 어떤 근거도 없다. 그러나 이런 방법으로 티샷을 해서 성공할 만한 아마추어 골퍼가 얼마나 되겠느냐”고 말했다.

정제원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