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 고민 풀기] 아이 평소 행동 보면 적성 알지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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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교육학과 문용린 교수는 “자녀의 강점을 일찍 찾아 계발시키고, 능력과 적성을 바탕으로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치원, 놀이학교, 교육업체 등이 앞다투어 강점 계발을 위한 다중지능 검사와 교육을 하고 있다. 아이들의 다중지능은 어떤 것이 있으며, 부모는 이를 어떻게 키워줘야 할까.

언어지능=자녀가 유난히 말을 빨리 배우고, 조리 있게 말하면 ‘언어지능’이 발달했다고 볼 수 있다. 한국MI연구소 정효경 소장은 이런 아이들이 “낱말 맞히기나 특히 외국어 단어를 잘 외우고 적절히 사용할 줄 안다”고 설명했다. 자녀와 잡지나 동화를 보며 이야기를 나누거나 손가락 인형놀이를 하면 언어지능 계발에 도움이 된다. 손가락에 도화지로 만든 동물 그림 인형을 끼우고 엄마가 “동물 친구들이 놀이터에서 처음 만났어요”와 같은 상황을 만들어 이야기해 준다.

논리수학지능=이 지능이 발달한 아이는 대체로 숫자나 차 번호, 전화번호 등을 잘 기억한다. 문 교수는 “수학이나 사회 현상 등에 관심을 갖고 탐구하며 규칙이나 법칙을 잘 발견한다”고 설명했다. 또 이런 아이들은 계획표 짜는 것을 좋아한다. 다른 사람의 말에서 논리적 연결이 안 되는 부분도 잘 찾아낸다. 집 안 사물 중에서 동그라미·세모·네모를 찾고, 도형을 이용해 여러 가지 그림을 그려보게 하는 것도 좋다.

공간지능=도형, 지도, 입체 설계 등에 소질이 있다. 물건을 보기 좋게 배치하거나 낯선 곳에서 길을 잘 찾는다. 정 소장은 “그림 감상이나 그리기, 조각 그림 맞추기, 미로 찾기 게임 등을 좋아한다”고 설명했다. 사진이나 캠코더 찍는 것을 즐긴다. 설명을 할 때 도표나 그림을 그려 설명하곤 한다. 공간지능 계발을 위해서는 색이나 그림으로 대상을 표현해 보면 좋다. 예컨대 엄마·아빠의 냄새를 맡고 그 느낌을 그림이나 색으로 표현해보게 하거나 미래의 꿈을 그려보게 한다.

신체운동지능=문 교수는 “자녀가 신체적 활동에 쉽게 몰입해 즐길 줄 알거나 자신의 내면 계를 무용이나 연극 등으로 표현하는 데 뛰어나면 신체·운동지능이 있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운동이나 춤을 빨리 배우고 실력 향상도 빠르다. 이야기를 하면서 손짓이나 제스처 등을 많이 활용한다. 불을 끄고 손전등만 켜 벽 앞에서 여러 모양을 만들며 그림자놀이를 하거나 쟁반에 밀가루를 담아 평평하게 한 다음 손가락으로 여러 그림을 그리게 해본다.

자기성찰지능=혼자 사색하는 걸 좋아하고, 미래와 장래에 대해 많이 생각한다. 뭘 하든 심사숙고하는 편이다. 정 박사는 “이런 아이들은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을 메모나 일기로 꾸준히 쓰며, 자신과 생활에 대해 조용히 생각하곤 한다”고 말했다. 혼자만의 취미나 관심사가 있는 것도 특징. 아이와 대화를 많이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하루 동안 있었던 일, 기분 좋았던 일, 화가 났을 때, 슬펐을 때의 상황과 감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인간친화지능=여러 사람과 어울리는 걸 좋아하고, 친구들과 다툼도 잘 해결한다. 혼자 하는 운동보다 단체경기를 즐긴다. 어려움이 닥치면 혼자 해결하기보다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하는 편이다. 기탄 교육연구소 오혜숙 팀장은 ‘우리집 가계도 그리기’를 해보라고 권했다. 가계도 위에 가족사진을 붙이거나 직접 가족의 생김새를 기억해 그려보는 것이다. 그는 “동생이나 친구의 다양한 얼굴 표정을 그려보면 대인관계지능이 계발된다”고 설명했다.

자연친화지능=천문학, 우주의 탄생, 생명의 진화 등에 관심이 많은 편이다. 나무나 꽃, 식물 등도 잘 구분하고 이름도 잘 기억한다. 정 박사는 “환경에도 관심이 많아 세계적인 환경 문제에 대해서도 관심과 이해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지능을 계발하기 위해서는 자연을 자주 접하는 하는 것이 필수. 방울토마토, 상추 등을 길러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음악지능=많은 노래를 기억해 부르거나 몇 번 들은 뒤 쉽게 따라부르거나 멜로디를 잘 기억할 수 있다면 음악지능이 발달된 아이다. 음악을 들을 때 자기도 모르게 흥얼거리거나 손으로 박자를 맞추기도 한다. 냄비, 유리컵, 플라스틱 컵 등을 준비해 자녀에게 소리를 들려준 뒤 커튼이나 칸막이를 준비해 그 뒤에서 소리를 내 맞춰보게 하면 음악지능 계발에 좋다.

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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