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민성 방광·요실금 젊은 여성들도 많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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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실금과 과민성 방광에 걸린 젊은 여성이 예상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

요실금은 운동.기침.재채기.성관계 때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소변을 속옷에 적시는 병이다. 과민성 방광은 요실금 중 상태가 가장 심한 것으로 운동을 하지 않아도 오줌이 찔끔 나오고 소변을 참을 수 없다.

순천향대 비뇨기과 김영호 교수팀은 20~30대 여성을 대상으로 인터넷 설문조사와 진단 결과를 대한비뇨기과학회지 최근호에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20대 여성(2681명)은 12%가 과민성 방광, 20%가 요실금을 앓고 있었다. 또 30대 여성(616명)의 과민성 방광.요실금 유병률은 각각 15%, 23%였다.

젊은 여성의 배뇨 장애가 이처럼 늘어난 이유에 대해 김 교수는 "음식문화가 서구화된 것과 관련이 있다"며 "술, 콜라 등 청량음료, 커피 등 카페인 음료, 자극적이고 매운 음식, 주스.감귤류 등 산도가 높은 음료를 즐기는 것이 주된 원인"이라고 풀이했다.

또 흡연.비만율이 높아지고 헬스 등 운동하는 젊은 여성이 증가한 것과도 관련이 있다. 담배를 피우다 기침을 하면 방광이 자극을 받게 되며, 비만과 격렬한 운동은 복부 압력을 높여 요실금을 촉발할 수 있다.

젊은 여성에게 배뇨 장애가 있으면 삶의 질은 크게 떨어진다. 이번 조사에서 요실금.과민성 방광 환자로 진단된 여성의 25%, 77%가 "일상 생활에 지장이 있다"고 응답했다.

김 교수는 "요실금.과민성 방광이 있는 여성은 방광염에 잘 걸린다"며 "치료를 소홀히 하면 만성화할 수 있고 특히 과민성 방광의 경우 신장이 망가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는 여성은 11%에 불과했다. 삼성서울병원 비뇨기과 이성원 교수는 "스트레스를 가급적 덜 받고, 카페인이나 자극적인 음식을 피하며, 물도 적게 마시는 것이 좋다"고 권고했다. 또 약물 치료에 들어가기 전 낮에 소변을 참아보는 행동치료 처방을 제시했다.

박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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