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권주문 격감…불황타는 조폐공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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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한국조폐공사가 일감이 줄어 야단이다.

국제통화기금 (IMF) 경제한파로 가계.기업.정부 할 것 없이 지출을 꽉꽉 조인데다 자금시장의 동맥경화증까지 겹쳐 발권 (發券) 수요가 절반 가까이로 뚝 떨어진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올해 조폐공사에 주문키로 한 은행권 발행물량은 액면금액 기준으로 지난해보다 45%나 줄었다.

다소 늘릴 계획이었던 동전물량도 가가호호 서랍속에 방치됐던 해묵은 동전들이 근래 마구 쏟아져 나오는 바람에 생산계획을 줄여잡아야 할 판이다.

이로 인해 1천9백여억원 매출의 60% 가량을 한은 발권 주문에 의존했던 조폐공사는 조폐사업부문 매출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절반도 안되게 돼 본업이 무색할 지경이 됐다.

정부민원업무 간소화 추세나 증권의 무권화 (無券化) 움직임 등도 증지 (證紙).채권 일감을 압박하고 있다.

이러한 위기의식의 발로가 바로 '마케팅 원년' 이라는 전사적 구호다.

강서웅 조폐공사 사업처장은 "지난달 처음으로 30여명의 직원을 마케팅 전담요원으로 전환배치해 백화점과 같은 민간기업을 상대로 상품권.기념메달 제작 판촉에 나서고 있다" 고 말했다.

공공기관 상대의 우표.수표에 대한 영업력을 강화하겠다는 것도 주요 타개책의 하나.

홍승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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