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자원공사, 시화공단 녹지대 축소시공 물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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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환경영향평가에 따라 시화공단에서 뿜어지는 공해물질 차단을 위해 공단과 인근 주거지역 사이에 조성하도록 결정된 완충녹지대를 시공자인 한국수자원공사가 축소 시공해 물의를 빚고 있다.

공사완공 시점 (97년말) 까지 넘기면서 1백27억원의 예산을 들여 10년째 공사가 진행중이지만 내공해성 수종 (樹種) 조차 정해지지 않았고 2월말 현재 45%의 공사진척도를 보이고 있다.

4일 환경부와 시화공단 인근 주민들에 따르면 수자원공사는 87년 시화공단 및 주거지역에 대한 환경영향평가 결과 공해차단시설이 필요하다는 결정에 따라 공단과 주택가 (경기도시흥시정왕동) 를 가로지르는 길이 3천35m, 너비 2백m의 완충녹지대를 조성키로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공사측은 환경영향평가대로 녹지대 부지를 확보했으나 실제 공사에서 녹지대 너비를 당초 계획보다 25m 줄어든 1백75m로 건설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완충녹지대 구간에 접해 신축중인 한국산업기술대.중소기업진흥공단 등 4개 건물은 녹지대를 침범해 공사측이 이를 묵인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마저 제기되고 있다.

공사측은 이밖에 환경영향평가에서 평지로 계획됐던 녹지대를 10m 높이의 둔덕으로 임의변경해 사업예산을 78억원이나 추가 확보했지만 공사 완공시점을 넘긴 2월말 현재 수목 식재율은 13%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에 대해 공사측은 "공단시설.도로사정 등을 감안해 녹지대를 만들다보니 불가피하게 너비가 줄게 됐다" 며 "그러나 공장 등의 녹지 침범사실은 몰랐던 일" 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강환경관리청은 이 일대 녹지대 부지를 침범한 모든 시설물에 대한 공사중지명령을 내리는 한편 수자원공사측에 녹지대 너비가 25m 줄어든 이유에 대한 정확한 해명을 요구했다.

지난해 여름 악취소동으로 집단민원이 있었던 시화공단 인근지역 아파트에는 현재 1만9천7백가구가 입주했고 올해 2만7천7백 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다.

양영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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