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16강위한 긴급제언…강점인 조직력·스피드 살려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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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이제는 신인들을 시험할 시간이 없다. 확실한 포지션을 정하고 기존 전력을 극대화하는 게 시급하다."

프랑스월드컵을 3개월여 남긴 시점에서 축구 전문가들이 월드컵축구대표팀에 바라는 요구다.

1일 다이너스티컵 개막전에서 일본에 2 - 1로 패한 이후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거의 1년전부터 지적된 게임메이커의 부재, 수비의 집중력 결여, 선수들의 잦은 교체 등을 문제로 지적했다.

한국의 목표는 일본전 승리가 아니라 월드컵 본선이긴 하지만 일본전에서 드러난 문제를 보완하는 것이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문선 MBC해설위원은 "새로 보강된 선수들의 능력도 다시 점검해야 하고 전술적인 완성도도 떨어진다. 차범근 감독의 기본전술은 전반 수비강화와 후반 역습이지만 잘 맞아떨어지지 않았다" 고 지적했다.

신위원은 "잦은 선수교체와 포지션 이동은 불안함을 더할 수밖에 없다. 기존 선수들의 능력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릴 시점" 이라고 말했다.

매번 지적되는 게임메이커 부재라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고종수.윤정환.유상철을 자꾸 다른 위치로 옮기지 말고 최대한 활용하는 방안이 제기됐다.

허정무 전남 감독은 "상대 마크에만 급급하다 보니 상황에 따른 선수들의 역할분담과 대응능력이 너무 떨어졌다" 고 말했다.

최용수에게만 의존하는 단순한 공격루트도 문제로 지적됐다.

진순진이 보강되긴 했지만 아직 전체적인 전술을 습득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어 부상에서 회복된 노장 황선홍의 조기합류도 거론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계속해서 신인을 발굴, 틀을 흔들어놓기보다 기존의 대표선수들을 중심으로 조직력을 완성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한다.

차범근 감독이 강조하는 '집중력' 강화를 위해서도 필요하다는 충고다.

해외진출 선수들이 복귀하면 지금보다 전력은 확실히 나아질 것이다.

어차피 네덜란드.멕시코.벨기에 등 본선 상대들의 전력이 한국보다 한수 위라는 평가이고 보면 조직력과 스피드, 그리고 철저한 대인마크라는 한국의 특성을 최대한 살리는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관된 지적이다.

손장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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