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퇴한 ‘뉴 플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2면

정세균 민주당 대표가 제29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을 하루 앞둔 17일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를 방문해 고 안종필 열사의 묘를 살펴보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민주당 내에서 ‘당 우경화’ 논쟁을 불러일으켰던 ‘뉴 민주당 플랜’이 17일 공식 발표됐다. 그러나 당초 들어 있던 주요 용어 등이 바뀌어 당내 강경파들의 반발에 내용상 후퇴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효석 뉴 민주당 비전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기자 간담회를 열고 ‘민주당 현대화의 길’이라는 탈이념적 모토를 제시한 ‘뉴 민주당 선언(안)’을 발표했다.

이 선언은 2007년 대선과 2008년 총선 참패를 당의 위기로 규정, “참여정부와 민주화 세력이 표방한 기본가치는 옳았지만 정책수단은 유효하지 못했다. 공정한 분배에 대해서는 목소리를 높였지만 성장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목소리가 작았다”고 분석했다. 또 “그릇된 보수, 낡은 진보와 다르고 시대적 요구에 화답하는 ‘현대화’가 필수적”이라며 “성장과 분배를 동시에 달성하는 제3의 발전모델을 제안한다”고 명시했다.

그러나 여기에는 앞서 당 최고위원회 등에 보고됐던 초안(본지 3월 16일자 5면)에 있던 ‘새로운 진보’ ‘신중도 개혁’이라는 모토가 빠졌다. 비전으로 제시했던 ‘지속 가능한 성장’과 ‘모두를 위한 번영’도 각각 ‘포용적 성장’과 ‘기회의 복지’로 바뀌었다. 내용을 일부 수정한 것은 당내에서 제기된 비판론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추미애 의원은 지난 14일 뉴 민주당 플랜에 대해 “강남 부자를 적대시하지 않겠다는 부분 등을 보면 한나라당 2중대가 아닌지 착각할 정도”라고 비판했다. 이종걸 의원도 “뉴 민주당 플랜이 새로운 진보라는 미명하에 ‘당의 우경화’를 재촉하는 위장술이 돼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백일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