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에 퍼지는 요절 천재 김태성교수 추모행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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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요절한 천재 교수에 대한 가족과 동료 교수.학생들의 계속된 사랑이 주위 사람들에게 진한 감동을 주고 있다.

사랑의 공명 (共鳴) 현장은 서울대 경제학부. 지난 20일 이 학부에서는 정식 명칭 없는 한 위원회가 처음 열렸다.

지난해 3월 급작스레 숨진 김태성 (金泰成.당시 39세) 교수의 부친 (71) 이 기탁한 기금 5억원을 재원으로 한 '김태성 기념강좌' 와 '김태성 논문장학금' 이 탄생했다.

요절한 金교수는 쉬운 강의와 탁월한 연구로 동료.학생들에게 인기 높았던 '천재' 교수였으며 '경제학계의 기린아' 였다.

그런 장남을 떠나보낸 金교수의 부친은 극심한 고통을 가슴에 묻으며 '제2의 김태성' 을 만들어 달라며 경제학부에 거액을 희사했었다.

김태성 기념강좌 첫 초빙교수는 金교수가 2년간 조교수로 근무했던 미국 캘리포니아공대의 제임스 조던 교수. 이에 앞서 동료 교수들은 지난 1월초 학생들과 함께 金교수에 대한 애정을 그의 두 딸에게 들려주는 '나연.나경에게…' 란 추모 문집을 냈다.

지난해 4월초부터 金교수의 두 딸에게 '金교수가 얼마나 좋은 분이었는지 알려주는 것이 의무' 라며 글을 모았었다.

교수.학생.외국인 학자 등 40여명의 글이 담긴 이 책에는 '지금도 인터넷에서 경제학 만담을 찾고 있을 것' 이란 학생의 쓸쓸한 유머부터 '자기의 인생을 다른 보통 사람들보다 더 짧고 굵게만 살려고 그렇게 값지게 살았나' 는 원로 교수의 안타까움까지 있다.

金교수 추모 학술집도 조만간 발간될 예정. 金교수를 기리는 마음은 바다 건너까지 이어져 그가 박사학위를 받은 미국 미네소타대 경제학과 교수들도 'Taesung Kim Memorial Book Fund' 모금운동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고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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