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공사 사장 사의 표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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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철도공사(전 철도청)의 러시아 유전 개발 투자 의혹 사건과 관련, 검찰 소환을 앞두고 있는 신광순 철도공사 사장이 2일 추병직 건설교통부 장관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신 사장은 "공사 조직의 안정을 고려, 공직을 벗어나 검찰의 조사에 임하는 것이 도리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는 쿡에너지 대표 권광진(52)씨를 이날 오후 세 번째 소환, 사할린 유전사업 추진 과정에 대해 보강조사를 했다.

검찰 관계자는 "하이앤드 대표 전대월(43.구속)씨나 철도공사 사업개발본부장 왕영용(49.구속)씨 등의 주장이 본질적인 부분에서 달라 권씨를 다시 불러 사실관계에 대한 조사를 하고 있다"며 "이들이 자기에게 유리한 쪽으로 '거짓말 경쟁'을 하고 있어 실체 규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이번 사업을 주도한 권씨와 전.왕씨를 한자리에 모아 3자 대질신문을 통해 유전사업 추진 과정에서 있었던 이면계약 등의 실체와 이광재 열린우리당 의원 등 정치권 인사들의 관여 여부에 대해서도 규명해 나갈 계획이다.

전씨는 검찰에서 "열린우리당 이광재 의원을 국회의원 비서관 시절(1988년께)부터 알고 지낸 사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씨의 변호인인 석윤수 변호사도 "평소에 교류가 있던 이 의원의 소개로 만난 허문석(71.인도네시아 체류) 박사를 믿고 전씨가 유전개발 투자 사업을 적극 추진했다는 뜻으로 이런 진술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의원 측 심규호 비서관은 "이 의원이 88~89년 당시 국회의원(통일민주당)이던 노무현 대통령의 보좌관 생활을 했지만 당시 전씨의 존재를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전씨는 같은 당 고 박재규 의원의 비서관이었다.

검찰은 이날 철도공사의 유전사업 추진 당시 철도교통진흥재단 카드사업본부장이었던 박상조(40)씨를 배임 등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검찰은 박씨를 상대로 지난해 9월 16일 전대월씨와 권광진씨에게 코리아크루드오일(KCO) 지분인수 명목으로 120억원을 주기로 한 '주식 양수양도계약'을 체결하게 된 경위를 조사했다.

문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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