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독일영화 '노킹 온 헤븐스 도어'…죽음 앞둔 두 남자 유쾌한 여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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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죽음을 향해 가는 길이 신나는 축제와 같았으면 하는 건 누구에게나 이뤄지지 않을 희망사항에 불과할 것이다.

그러나 독일영화 '노킹 온 헤븐스 도어' 가 죽음에 접근하는 방식은 좀 색다르다.

죽음을 앞둔 두 남자가 바다를 향해 여행을 떠나면서 벌이는 '소동' 이 마냥 유쾌하기만 하고 귀여운 정감마저 흘러 넘친다.

각각 뇌종양과 골수암의 말기 환자로 같은 병실에 입원한 마틴 (틸 슈바이거) 과 루디 (얀 요세프 리퍼스) .두 사람은 의기투합해 병원에서 하늘색 벤츠를 훔쳐타고 바다를 향해 길을 떠나 주유소와 은행을 털면서 악당과 경찰로부터 추적당한다.

차에서 우연히 발견하게 된 백만불은 그들이 생에서 받은 마지막 선물. 죽음을 앞두고 바다를 찾아간다는 설정이 약간 진부하고 너그러운 악당들이 등장하는 것이 긴장감을 떨어뜨리지만 영화는 기본적으로 따뜻하다.

그리고 끝은 결코 가볍지 않다.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을 맡은 '영화광' 얀 토마스는 촬영직전까지 택시 기사로 일하다 틸 슈바이거와의 만남으로 감독이 됐다.

28일 개봉.

이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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