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조류발전소, 진도 울돌목서 돌아간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0면

국내 첫 조류 발전소가 14일 전남 진도군 울돌목에 준공됐다. 조류 발전은 빠른 물살을 이용해 물속의 수차를 돌려 전기를 생산하는 것이다. 방조제를 쌓아 조수 간만의 차를 이용하는 조력 발전과는 다르다.

진도대교 인근의 울돌목은 정유재란 때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빠른 물살을 이용해 왜선을 대파한 명량대첩의 무대다. 물살의 최대 속도(수심 평균)가 초당 5.5m로 매우 빨라 국내에서 조류 발전에 가장 적합한 곳으로 꼽혀 왔다.


국토해양부의 지원을 받아 국내 기술로 4년간 125억원을 들여 만든 울돌목 조류 발전소는 설비용량 1000㎾의 시험용으로 연간 2.4GWh의 전기를 생산한다. 430가구 정도가 쓸 수 있는 양이다. 이번에 사용된 터빈은 느린 물살에도 일정한 속도로 회전하며, 조류 방향이 바뀌어도 계속 한 방향으로 돌아가는 것이 특징이다.

국토부와 한국동서발전은 2013년까지 이 지역에 4만6000가구가 사용 가능한 9만㎾ 용량의 상용 조류 발전소를 만들 계획이다.

이는 진도군 전체 가정용 전력 수요의 3.3배로 국토부에 따르면 지금까지 발표된 것 가운데 세계 최대 규모다.

한국해양연구원 박진순 선임연구원은 “완공되면 원유 수입이 연간 36만 배럴가량 줄고, 이산화탄소 배출도 9만t 정도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일단 시험 발전소를 완공했기 때문에 앞으로 규모를 늘리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제성을 감안할 때 국내에서 개발할 수 있는 조류 에너지 용량은 약 1000㎿로 추정된다. 국토부 최장현 2차관은 이날 준공식에서 “화석 에너지 고갈과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자원과 신재생 에너지의 보고인 해양 개발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김선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