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취임식 참석 구두미화원 고일재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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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25일 열리는 김대중 대통령당선자 취임식에 초청받은 미화원 (美靴員) 고일재 (高一在.48.전북전주시완산구중노송동.사진) 씨는 "소풍을 앞둔 어린 학생처럼 마음이 설렌다" 고 말했다.

전주시완산구 전북도청 제2청사 앞길에서 구두를 닦고 있는 高씨가 초청장을 받은 것은 어려운 생활여건 속에서도 근면.성실하게 살아온 점이 주위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졌기 때문이다.

완산구청 강세형 (姜世馨) 총무과장은 "高씨는 넉넉지 못하게 살면서도 늘 밝은 미소를 지니고 있으며 특히 '자식 농사' 를 훌륭히 지어 주위 사람들로부터 칭송이 자자해 추천했다" 고 밝혔다.

자식들을 전주에서 교육시키기 위해 94년 고향인 임실군에서 나왔다는 高씨는 지난 4년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오전7시면 일터로 나와 구두를 닦아 자식들을 뒷바라지해 왔다.

이런 그의 노고에 보답해 두 아들 모두 서울대에 입학했다.

큰 아들 (22) 은 식품공학과를 다니다 군에 입대했고, 둘째아들 (20) 은 올해 지구환경시스템 공학부에 합격했다.

IMF한파로 일감이 눈에 띄게 줄었다는 高씨는 "새 정부의 출범과 함께 경제가 풀리고 생활이 나아져 서민들이 희망과 꿈을 잃지 않고 살아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고 말했다.

전주 = 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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