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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 사망 10주기, 인터넷 추모 글 수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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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북한의 김일성 전 주석 사망 10주기인 8일 재야단체 홈페이지 등에 김 전 주석을 찬양하는 내용의 글들이 유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이날 민주노총.민주주의 민족통일 전국연합.전국 민족민주 유가족 협의회 등의 게시판에는 '김일성 주석님의 서거 10주기를 맞으며' '민족의 태양이시며 조국통일의 구성이신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장군님께'등 추모글 10여건이 올라왔다.

작성자 '훙우회'가 민주주의 민족통일 전국연합의 게시판에 쓴 글은 "김일성 주석님께서 별세했을 때처럼 지구촌이 눈물바다를 이루었던 때는 없었다"며 "50억 인류가 김일성 주석님을 흠모하며 흘리는 비애의 눈물 소나기로 지구는 흠뻑 젖었다"고 주장했다.

글은 이어 "김일성 주석님은 우리 민족과 인류의 마음 속에 영원히 함께 계실 것"이라며 "김일성 주석님의 유훈을 받들어 통일 성업에 몸과 마음을 다 바쳐 나가자"는 말로 끝을 맺었다.

문제의 글에는 "북조선 사람들은 김일성 주석의 장례를 친아버지의 장례로 치렀다"며 당시 북한 주민들이 통곡하는 모습이 찍힌 사진들도 실렸다.

아이디 '구국전선 편집국'은 "위대한 주석님께서는 조국이 분열된 첫날부터 생애의 마지막 순간까지 조국통일을 필생의 사명으로 삼아 온갖 노고와 심혈을 다 바쳐 나라의 통일을 위한 튼튼한 토대를 마련해 놓았다"고 선전했다.

한국청년단체협의회 홈페이지에는 "주체의 영원한 태양이신 김일성 주석님의 혁명 위업은 21세기의 태양 김정일 위원장께서 계승하고 계시다"는 내용의 북한 기관지 '구국전선'의 추모글이 그대로 올려졌다. 구국전선은 일본에 서버를 두고 북한이 운영하는 선전방송이다.

경찰은 해당 사이트 운영자들에게 문제의 글들을 삭제토록 요구하는 한편 글 내용이 국가보안법을 위반했는지를 가려 IP 추적 등을 통해 관련자를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국내 네티즌들이 특정 목적을 갖고 이런 행위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남북 간의 화해무드가 일고 있긴 하지만, 실정법 위반사항에 대해선 필요한 법적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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