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북측에 북한·미국 장성급회담 제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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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주한미군이 북한측에 북.미 장성급 회담을 제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측의 장성급 회담 제의는 특히 김대중 (金大中) 대통령당선자측의 양해아래 이뤄진 것으로 알려져 실리를 위주로 하는 새 정부의 대북 (對北) 정책 전환과 관련해 주목된다.

북.미 장성급 회담은 북한이 그간 꾸준히 요구해왔으나 한국측이 반대해 이뤄지지 않았었다.

존 틸럴리 주한유엔군사령관은 북.미 장성급 회담을 제안하는 내용의 서신을 자신의 이름으로 지난 6일 판문점을 통해 북한에 전달했다고 정부관계자가 18일 전했다.

이 서신은 지난 3일 귀순한 변용관 상위에 대한 북한측의 신병인도 요구와 관련해 열린 군사정전위원회 비서장회의에서 조선인민군판문점대표부 박임수 대좌를 통해 전달됐다.북한은 아직 이에 대한 회신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주한미군측의 대북 제의와 관련, 한국측은 북.미 장성급 회담이 군사정전위 틀내에서 이뤄지기를 희망했고 미군측도 이에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미 장성급 회담은 정전 (停戰)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정전협정에 국한된 사안을 판문점 군사정전위 본회의실에서 논의하며, 한국과 영국을 비롯한 군정위 4개국 대표들이 참석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정부는 미국이 요청해온 북.미 장성급 회담이 미국과 북한 장성이 직접 만나는 형식이어서 정전체제 당사자인 한국이 소외될 수 있고 북한이 정전체제를 평화협정으로 대체하려는 빌미로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이유로 최근까지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민석.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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