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매장 일부 할인점 꾸며 복합운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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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최근들어 백화점이 매장 일부를 할인점으로 꾸미거나, 아예 전체를 할인점으로 바꾸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삼성플라자 분당점은 4월말 지하 슈퍼마켓과 음식점을 합치고 (9백평 규모) 이곳에서 삼성물산 할인점인 '홈플러스' 의 상품을 판매할 예정이다.

신세계백화점 광주점은 이달초 지하 슈퍼마켓을 E마트의 'E' 자만 뺀 마트 (할인점) 로 바꿨으며 쁘렝땅.새로나백화점은 내달쯤 아예 점포 전체를 할인점으로 업태를 변경한다.

미도파백화점 상계점과 현대백화점 반포점도 올하반기중 할인점으로 바뀐다.

신세계가 6월쯤 오픈 예정인 E마트 진주점의 경우 당초 착공때는 백화점으로 운영할 계획이었으나 할인점으로 바꾸기로 했다.

'콧대' 높았던 백화점들이 이처럼 변신을 모색하는 것은 IMF 한파로 상대적으로 호황을 누리고 있는 할인점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지난해 10월말 개점한 롯데백화점 관악점의 매출액은 지난해 11월 2백51억원에서 12월 1백18억원으로 52%나 감소했고, 지난달에도 1백28억원에 그쳤다.

그나마 이 점포 전체매장 7개층중 2개층에 불과한 할인점 L마트의 매출비중이 개점초기 20%에서 25%로 늘어난 덕분이다.

L마트가 고객 흡인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면 개점당시 매출액의 40%도 유지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게 롯데측의 분석이다.

또 신세계백화점 인천점도 마트부문 매출비중이 개점초인 지난해 11월 14.5%에서 지난달 24.3%로 늘었다.

경방필백화점도 백화점부문 (5천3백평)에서 하루 5억5천만원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반면 '필마트' (3백평)에서는 4천5백만원어치씩 팔리고 있다.

유통업계 전체로도 백화점 매출은 지난해의 절반수준으로 떨어진 반면 할인점은 30~60%씩 매출이 성장하고 있다.

한편 뉴코아그룹은 백화점 6개를 킴스클럽과 복합매장으로 운영하다 실패, 화의신청까지 가는 위기에 빠지면서 할인점으로 바꿔가고 있다.

E마트 홍충섭 (洪忠燮) 이사는 "앞으로 남고 뒤로 밑지는 백화점.할인점 복합매장보다는 할인점으로의 완전한 변신이 이익률 제고나 이미지 관리를 위해 유리할 것" 이라고 말했다.

이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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