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총비서 추대후 첫 생일…조촐해진 '북한 최대 명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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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올해 김정일 생일행사의 외형은 축소된다.

단촐하게 꾸며질 모양이다.

김정일이 총비서로 추대된뒤 처음 맞는 생일이어서 거창한 행사가 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다르다.

김정일 생일은 95년2월부터 김일성 생일과 대등하게 격상시켜 '민족 최대의 명절' 로 법제화한바 있다.

이틀간 (16, 17일) 휴무한다.

'2.16행사' 가 단촐하게 꾸며지는 이유는 극심한 경제난에 따른 자금부족때문이다.

관계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매년 열었던 '주체사상 국제토론회' 를 취소했다.

외국의 친북 정당대표단 초청 숫자를 대폭 줄였다.

주민들에게 나눠줄 특식과 선물을 조달하기도 쉽지 않은 형편이라고 한다.

북한은 생일상을 차리기 위해 해외근무 무역일꾼과 유학생들에게까지 '충성금' 을 요구해 왔다.

조총련에서도 생일행사비용으로 80억엔의 모금목표를 설정해 자금을 모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북한은 김정일의 '위대성' 및 그에 대한 충성을 어느때보다 부각시키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15일 "행사규모는 줄이되 김정일우상화 열기를 고조시키는 방향으로 생일잔치를 벌일 것" 이라고 말했다.

물론 연례적인 축하 프로그램은 그대로 등장한다.

중앙보고대회, 집단체조, 미술전, 사진전등 각종행사와 2.16예술상 경연대회, 백두산상 체육경기대회를 비롯한 문화체육행사 등이 그것이다.

북한 주민들에게 김정일 생일은 오랫만에 배불리 먹으며 명절기분을 맛볼 수 있는 날이다.

올해는 이것마저 기대하기 힘들어진 것 같다.

최원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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