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도시, 팔려는 아파트 봇물…값내려도 거래 한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1면

분양가 자율화 조치에도 불구하고 수도권 일대 아파트값이 큰 폭으로 떨어지는가 하면 매물도 계속 쏟아져 나오고 있다.

서울대치동 M아파트 51평형의 경우 최고 7천만원 정도 값이 하락했고, 일산.분당 등지도 1천만~4천만원 가량 내린 가운데 팔려고 나와 있는 집이 지난해말보다 두배 정도 늘었다.

수도권 아파트분양가가 자율화되면 집값이 약간 오르지 않겠느냐는 예상과는 달리 매물 적체와 하락세가 더욱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주택은행이 조사한 1월 서울 아파트값 동향에서도 평균 1.4%가 내려 지난 92년6월 이후 하락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12일 부동산중개업계에 따르면 서울대치동 M아파트 51평형의 경우 지난해말 5억5천만~5억7천만원에서 최근 4억9천만원대로 2~3개월사이 무려 6천만~7천만원이 떨어졌다.

수서지구 H아파트 37평형도 4천만원이 떨어진 3억1천만원선에 매물이 나와 있다.

분당의 경우 야탑.미금.서현 역세권의 32평형은 1천만~1천5백만원이 떨어졌으며, 48평형은 3천만~4천만원이 내린 3억2천만~3억5천만원선에 매물이 대량 나와 있다.

분당야탑 부동산랜드 문홍주사장은 "그동안 아파트 매물이 8천가구 선을 유지했으나 국제통화기금 (IMF) 구제금융신청 이후 늘기 시작해 현재 1만여가구가 나와 있다" 면서 "그나마 32평형 이하 중소형은 찾는 사람이 다소 있지만 40평형 이상은 거의 매기가 실종된 상태" 라고 말했다.

일산쪽 사정도 마찬가지로 강선마을 32평형이 1억6천만~1억7천만원, 48~49평형이 2억8천만~2억9천만원선으로 지난해말 이후 1천5백만~4천만원 정도 값이 내렸다.

일산지역 전체 아파트 매물도 지난해 하반기 3천가구선에서 요즘은 6천가구선으로 두배 가량 증가한 것으로 부동산중개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일산 롯데공인 양찬수부장은 "매물은 늘고 있는 반면 거래는 거의 중단돼 분양가 자율화 영향은 찾아볼 수 없다" 고 전했다.

전세값도 많이 떨어졌다.

서울의 경우 올들어 1천만~2천만원 가량 내렸고 분당.일산지역도 1천만~3천만원 정도 하락했다.

한편 주택은행에 따르면 지난 1월중 주택 매매가격지수 (95년말 = 1백)가 1백2. 7로 한달사이 0.8%가 떨어졌고 전세가격지수도 1백6. 3으로 전월대비 1%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월간 하락폭은 매매가격의 경우 지난 92년6월 이후 5년7개월, 전세가격은 지난 91년12월 이후 6년2개월만에 가장 큰 것이다.

손용태·김종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