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왜 아프간에 올인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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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3월 ▶8만 명 규모인 아프가니스탄군을 2011년까지 13만4000명으로 증원시키고 ▶아프간 경찰을 8만2000명으로 정예화하며 ▶이미 파병된 5만여 미군 외에 올해 1만7000명(전투 병력)·4000명(훈련 요원) 증파를 골자로 하는 신(新)아프간 전략을 발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은 반드시 알카에다와 탈레반 테러조직을 해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테러전의 승패가 아프간전쟁에 달려 있음을 재확인한 것이다.

미국이 아프간 대응에 올인 하는 이유는 전쟁이 8년째 접어들면서 탈레반 세력이 급속히 세력권을 확장해 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엔 핵 보유 국가인 파키스탄 국경 넘어 깊숙한 지역까지 기반을 넓히고 있어 비상등이 켜진 상태다. 미군·나토군의 전사자 규모도 계속 늘고 있다.

아프간은 중앙아시아와 중국·이란·파키스탄·인도에 접한 지정학적 요충지다. 사우디아라비아 매장량의 네 배에 달하는 카스피해 원유를 최저비용으로 수송할 수 있는 길목으로 미국으로선 사활적 이익이 걸린 전략 거점이기도 하다.

그러나 미국이 탈레반과 알카에다 세력을 뿌리 뽑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역사적으로 아프간은 ‘제국의 무덤’으로 알려져 있을 뿐 아니라 해발 4000~7000m에 달하는 산악 지형이 천혜의 요새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산악지대에서 보급로 확보에 애를 먹고 있는 점도 이 전쟁의 전망을 불투명하게 한다.

정용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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