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아프간 대응에 올인 하는 이유는 전쟁이 8년째 접어들면서 탈레반 세력이 급속히 세력권을 확장해 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엔 핵 보유 국가인 파키스탄 국경 넘어 깊숙한 지역까지 기반을 넓히고 있어 비상등이 켜진 상태다. 미군·나토군의 전사자 규모도 계속 늘고 있다.
아프간은 중앙아시아와 중국·이란·파키스탄·인도에 접한 지정학적 요충지다. 사우디아라비아 매장량의 네 배에 달하는 카스피해 원유를 최저비용으로 수송할 수 있는 길목으로 미국으로선 사활적 이익이 걸린 전략 거점이기도 하다.
그러나 미국이 탈레반과 알카에다 세력을 뿌리 뽑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역사적으로 아프간은 ‘제국의 무덤’으로 알려져 있을 뿐 아니라 해발 4000~7000m에 달하는 산악 지형이 천혜의 요새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산악지대에서 보급로 확보에 애를 먹고 있는 점도 이 전쟁의 전망을 불투명하게 한다.
정용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