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청약예금·부금 가입자 썰물…IMF 한달만에 8천여계좌씩 빠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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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수도권 인기지역에 대한 아파트 청약열기가 높아지면서 줄곧 상승세를 보여왔던 청약예금.청약부금 가입자수가 국제통화기금 (IMF) 체제가 시작된지 한달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소형 국민주택 기피현상과 청약예금 전환으로 계속해서 줄어들던 청약저축 가입자도 IMF이후 평소의 2배수준인 1만1천계좌가 빠져나갔다.

최근 주택은행이 공식집계한 청약관련예금 가입자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말 현재 ▶청약예금 80만8천7백5계좌 ▶청약부금 99만2천30계좌 ▶청약저축 44만7천4백97계좌로 나타났다.

이는 한달전에 비해 청약예금 8천9백13계좌, 청약부금 8천6백16계좌, 청약저축 1만7백79계좌가 각각 줄어든 것이다.

수도권 분양가 규제완화 발표 이전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청약예금.부금 가입자수가 감소한 것이다.

주택청약관련 예금의 경우 가계가 파산위기에 닥치더라도 일반예금보다 가장 늦게 해약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점에 비추면 주택청약관련 예금들이 한꺼번에 감소하고 있는 것은 그만큼 가계사정이 나빠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청약예금의 경우 전용면적 25.7평 이하의 소형 아파트에 청약할 수 있는 소액 청약예금 (서울.부산 기준 3백만원 정기예금) 이 한달새 5천3백78계좌나 빠져나가 IMF이후 주로 중산층 이하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짐작되고 있다.

반면 40.8평형 이상의 대형 평형에 청약할 수 있는 청약예금 (1천5백만원) 은 5백여 계좌만 감소하는데 그쳤다.

건설교통부 관계자는 "아직 1월말 집계가 나오지 않았지만 올들어 발표된 수도권 분양가 자율화 영향으로 청약예금 가입자가 더욱 많이 빠져나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고 말했다.

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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