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산 꼼빠니아, 대리점이 본사에 현금수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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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부도난 나산그룹의 의류판매 대리점들이 '본사 어음 할인해주기 운동' 을 통해 나산의 현금확보를 돕고 있어 화제다.

2일 나산그룹에 따르면 ㈜나산의 꼼빠니아 브랜드를 취급하는 1백여 판매대리점들은 자신들이 나산에 대해 발행한 어음을 설 연휴 직전 직접 할인, 13억원의 현금을 회사측에 지급했다는 것. 나산은 이 자금을 곧바로 20여개 협력업체에 지급, 지속적인 제품생산을 가능케 했다.

이 운동을 주도한 이들은 대리점 친목모임인 '꼼빠니아 협의회' . 이들은 지난달 14일 나산그룹이 최종부도 처리되자 다음날부터 머리를 맞대고 나산.협력업체.대리점 등 3자가 모두 살 수 있는 묘책을 궁리한 끝에 이같은 방안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경기도용인에서 꼼빠니아 대리점을 운영하는 정찬민 (鄭燦珉.39) 씨는 “협력업체가 제대로 돌아가야 우리도 사는 것 아니냐” 며 “일시적인 자금난으로 협력업체와 본사가 연쇄적으로 무너지는 것을 가만히 앉아 볼 수 없어 뜻을 함께 하는 대리점 사장들이 한자리에 모이게 됐다” 고 말했다.

이들 대리점은 오는 5일 나산그룹 본사에서 모임을 갖고 추가 지원방안을 논의하는 한편 나산의 다른 브랜드를 취급하는 대리점에도 이를 권유해 '본사 살리기' 에 본격 나설 예정이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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