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현장 '새참' 사라져…인력넘쳐 일당도 40%나 깎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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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건설 공사장에서 인부들에게 무료 제공되던 새참과 점심이 없어진다.

공짜 막걸리도 사라진다.

대구지역 28개 건설 하청업주들은 최근 3개항의 구조조정 내용에 합의하고 시행에 들어갔다.

이들 업체는 원도급업체들이 기존.신규 계약분의 공사대금을 25~30% 깎아 생존 차원에서 근로자들에 대한 처우를 조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업체들은 지난달말부터 막걸리.새참은 물론 중식까지 지급하지 않고 있다.

일당도 40%나 내렸다.

하루 10만원이던 미장공.벽돌공 등 전문인력의 임금은 6만원으로 내렸고 단순노동자에 대해서는 일당 4만원만 주고 있다.

이른바 '돈내기' 도 최고단가 개념을 도입, 하루 10만원을 넘지 않도록 했다.

반면 일하는 시간은 하루 2시간 늘렸다.

오전7시부터 오후5시까지이던 하절기 작업시간을 오후7시까지로 연장했다.

업주들은 회원사들이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건당 5백만원의 벌금을 물리기로 했다.

태창건설 조영식 (47) 상무는 “부도로 공사가 중단된 현장이 많아 일용직 근로자들이 남아돈다” 며 “이제 근로자들은 처우가 문제가 아니라 일자리가 더 문제일 것” 이라고 말했다.

대구지역 미장공 48명은 이에 반발, 지난달말 대구지역건설노동조합 (위원장 장지백.41) 을 결성하고 대구지방노동청에 노조설립신고서를 냈다.

대구 = 송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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