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자민련, 임시국회 앞두고 한나라당에 유화적 태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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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임시국회를 앞두고 한나라당을 대하는 국민회의.자민련의 태도가 부드럽다.

거야 (巨野) 와 한판 씨름을 해야하는 처지기 때문이다.

국민회의야말로 그 누구보다 여소야대 (與小野大) 의 위력을 잘 알고 있다.

88년 13대국회 때 정기승 (鄭起勝) 대법원장내정자의 임명동의안을 부결시키는 등 힘을 휘둘렀던 평민당 시절의 경험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그러나 이제 입장이 뒤바뀐 것이다.

31일 한나라당을 "건전한 야당" 이라고 치켜세우며 '1년간의 허니문' 을 부탁한 김대중 대통령당선자는 야당대표들과의 회동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임기시작 전부터 벽을 넘지 못하면 지방선거 등을 앞두고 정국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이같은 우려가 야당에 대한 불필요한 자극 자제, 여론업기 등의 전략으로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다행히 IMF 관리체제라는 경제위기 상황이 큰 도움이 된다.

1월 임시국회 소집과 일정조정에 성공한 사례가 그것이다.

조세형 (趙世衡) 국민회의총재대행은 "국민여론의 지원을 받아 설득하고 협조를 구한다는 것이 우리 입장" 이라고 설명했다.

박상천 (朴相千) 총무도 "여당이 한사코 반대할만한 법안 등은 발의하지 않을 것" 이라고 말했다.

자민련은 김종필 (金鍾泌) 명예총재의 총리 임명동의를 앞두고 있어 더욱 조심하고 있다.

지난주 대변인실이 '경제청문회 대상에 한나라당 고위직이 여러명 있다' 는 도전적인 논평을 내려다 수뇌부의 제지를 받기도 했다.

박태준 (朴泰俊) 총재와 김용환 (金龍煥) 부총재.이정무 (李廷武) 총무 등은 한나라당 인사들과 직접 접촉을 통한 각개 유화작업을 계속중이다.

과거 친분이 있는 민정계 중진과 대구.경북 (TK) 출신들이 주대상이다.

김석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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