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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충동 자살 늘어 걱정 … 죽을 각오면 뭐든 못 하겠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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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이명박 대통령은 4일 “가족사랑이 살아 있는 한 두려울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방송된 라디오 정례연설 ‘안녕하십니까, 대통령입니다’에서다. 이 대통령은 “아들의 책값을 위해 잠을 설쳐가며 식당 일을 하는 어머니가 계시고, 딸의 등록금을 위해 퇴근 후에도 대리운전을 하는 아버지도 적지 않다. 또 병든 부모님을 위해 장기를 내놓는 아들·딸도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서울시장 시절 노숙인 취업 프로그램을 운영했던 경험을 소개하며 가족 사랑의 힘을 강조했다. “1000만원을 모으면 가족과 살 수 있는 임대아파트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하자 노숙인들이 6개월 만에 “휴일에도 일하게 해 달라”고 건의할 정도로 성실하게 변했다는 얘기였다. 이 대통령은 “그분들을 일으켜 세운 건 통장도 임대아파트도 아닌 바로 가족의 힘이었다”고 말했다.

연설에선 이 대통령 본인의 개인사도 소개됐다. 이 대통령은 “가난이 너무 힘들어 도망가고 싶을 때가 있었다”며 “취업이 되지 않아 모든 걸 포기하고 싶었을 때 나를 잡아준 것은 어머니의 기도와 가족들의 따뜻한 사랑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된 지금도 어린 손자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가장 행복한 시간”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또 “이혼율과 자살률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들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라며 “더 걱정스러운 것은 최근 충동적으로 자살하는 사람이 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자살 사이트’에 대한 우려를 나타낸 것이다. 이 대통령은 “죽을 각오로 살아간다면 이겨내지 못할 것이 무엇이 있겠느냐”며 “어려울 때일수록 끈끈한 정으로 뭉쳐 이겨냈던 우리의 정신이 다시 살아나기를 진심으로 소원한다”고 강조했다.

연설 말미에 이 대통령은 “가정을 통해 쌓인 아름다운 추억만큼 아이들의 앞날에 귀하고 강력하며 유익한 것은 없다”는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러시아 도스토옙스키의 소설)에 나오는 구절을 인용한 뒤 “멋진 가정의 달을 만들어 봅시다”라고 당부했다.

◆우즈베크·카자흐 방문=이 대통령이 10~14일 4박5일 일정으로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을 차례로 국빈 방문한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번 순방에서 양국 정상들과 각각 정상회담을 열어 에너지·자원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국가 방문은 취임 후 처음이다.

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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