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회복세 보이자 뭉칫돈 증시로 몰려…예탁금 하루평균1천억 가까이 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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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주가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자 시중의 뭉칫돈이 주식시장으로 앞다퉈 몰려들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외국인 투자가들의 '사자' 열기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주식투자 대기자금인 증권사 고객예탁금은 지난 17일 3조9천6백56억원을 기록한데 이어 19일 4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추정됐다.

연초 2조6천여억원이었던 고객예탁금이 하루 평균 1천억원 가깝게 늘어난 셈이다.

이런 추세라면 종전 사상최대치였던 94년2월5일의 4조1천8백14억원을 조만간 웃돌 전망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주식 매각대금이 다른 금융상품으로 빠져 나가지 않고 주식계좌에 끈질기게 버티고 있는데다 ▶ '큰손' 들이 외국인 선호종목을 중심으로 추격매수에 나선 때문으로 풀이했다.

연 30%에 육박하던 회사채 수익률이 올들어 23%대에 머무는 등 금리안정 분위기가 채권과 은행등 금융상품의 메리트를 상대적으로 떨어 뜨려 주식시장에 반사이익을 가져다 준 것도 예탁금 급증의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동원증권 온기선 기업분석부장은 "올들어 외국인 매수세에 편승해 비교적 제값받고 보유주식을 꾸준히 처분해 온 투자자들이 금세 돈을 빼지 않고 종목성택을 위해 외국인 동향을 주시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고 말했다.

올들어 관망해 온 일반투자자들은 지난 16, 19일 수백억원씩의 순매수로 전환하는등 서서히 매수강도를 높여 가기 시작했다.

신규투자자들도 속속 증시에 뛰어들고 있다.

승운배 LG증권 테헤란로 지점장은 "삼성전자 같은 우량주를 중심으로 수억원 단위의 매수주문을 내는 고객들이 많아졌다" 고 전했다.

홍승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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