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위기 이렇게 극복하자]이한구소장 강연 요지(1)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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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이한구소장 강연 요지

절박한 국가부도의 위기는 넘겼지만 국제통화기금 (IMF) 이 요구하는 고통스런 구조조정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외환.금융위기와 기업도산.실업등 모두가 엉키고 설킨 난제로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할지 난감한 상태다.

정부와 기업.근로자등 국민 모두가 뜻을 모으고 지혜를 짜내야 한다.

중앙일보와 KBS는 이를위해 서울을 시작으로 전국 11개 도시를 순회하며 '우린 해낸다.

IMF위기 이렇게 극복하자' 는 주제의 경제대특강을 시작했다.

이 특강은 IMF의 위기의 본질과 원인은 무엇이며 해결방안은 무엇인지 고민하는 장이 될 것이다.

현재 한국이 직면한 위기는 외환위기.금융위기.생산및 유통체계의 마비등 세가지가 한꺼번에 겹친 '복합위기' 다.

어느 하나 옳은게 없이 모두가 부실 덩어리다.

이 때문에 외환위기만 넘기면 괜찮을 것이란 생각은 위험하다.

복합위기는 이제 시작일 뿐이다.

최근의 환율상승 추이를 감안하면 앞으로 물가는 더 오를 것이고, 실업도 아직 본격화되지 않았다.

주요 원자재도 몇달은 버틸만큼 비축해놓은게 있지만 이런 상황은 오래는 못간다.

현재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두가지다.

국제통화기금 (IMF) 의 요구를 실천하지 못해 당장 국가부도로 가느냐, 아니면 요구를 이행해 회생의 계기를 만들어 내느냐다.

IMF 요구는 그동안 국내에서도 수없이 지적된 것들이지만, 문제는 이들을 한꺼번에 이행해야 하는데 있다.

말하자면 고혈압에 위장병.신경통이 겹쳤고 이런 상태에서 당장 수술까지 받아야 할 정도란 것이다.

그만큼 고통이 따를 수 밖에 없다.

당장 위기는 넘긴다 해도 과제는 산적해 있다.

앞으로 3년간은 이자만 갚아도 되지만, 2000년이후에는 원금까지 갚아야 해 한해 3백억달러이상의 부담이 돌아온다.

단군이래 최대 국제수지 흑자를 기록했던 80년대 후반의 연간흑자가 1백40억달러였던 점을 감안할 때, 매년 3백억달러 이상을 갚는게 얼마나 어려운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초기에 외채를 대폭 줄여야 한다.

금은 물론 은.귀금속등 팔 수 있는 것은 다 팔아야 한다.

수입도 줄여야 한다.

단순히 소비재뿐 아니라 뭉칫돈이 들어가는 각종 사업에 들어가는 수입을 대폭 줄여야 한다.

에너지 절약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외국자본 유치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이를 위해선 국내 기업.금융기관의 부실을 빨리 털어내 외국인들이 사기 쉽게 만들어야 한다.

정부도 행정규제나 준조세.각종 공과금등을 과감하게 없애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보장해줘야 한다.

이는 한국기업의 채산성을 높이고 재무구조를 개선토록 하기 위해서도 중요하다.

기업이 외화를 벌어와야 빚도 갚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소비자.국민들의 저축과 허리띠 졸라매기가 병행되야 한다.

정리 = 정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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