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포커스]IMF시대 미팅 새풍속도 선우이벤트 헌혈맞선 주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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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피도 달러다.

'달' 자만 들어도 움찔 놀라는 IMF시대. 지난해 의약품용 혈장수입에 2천5백만달러 이상이 날아갔다는 대한적십자사 발표에 또한번 가슴이 서늘해진다.

그래서 '헌혈 미팅' 소식이 더 반갑다.

피를 희사한 선남선녀들에게 미팅의 자리를 마련해주는 행사. 달리 말하면 '외화벌이 미팅' 인 셈이다.

미팅전문업체 선우이벤트 (02 - 3672 - 3456) 의 아이디어다.

다음달 2일부터 20일까지 서울.경기지역 30여개 헌혈의 집을 찾아온 미혼 남녀에게 신청을 받아 21일 만남의 시간을 갖는다.

행사를 구상한 이웅진 (33) 사장은 '만사는 미팅으로 통한다' 는 경영철학으로 화제를 모은 사람. 1월1일엔 '해맞이 미팅' , 출퇴근길엔 '버스투어 미팅' , 설날엔 '귀성버스 미팅' 등 신선한 기획으로 처녀총각들의 마음을 흔들어왔다.

96년에 이어 두번째로 열리는 이번 헌혈 미팅은, 벌어들인 돈을 사회에 환원하는 일마저 미팅으로 실천하려는 그의 집요함을 여지없이 보여준다.

그는 “지난 가을 소년.소녀가장들에게 맛있는 김치를 선사한 '사랑의 김장미팅' 과 더불어 양대 '공익 미팅' 으로 계속 가꾸어갈 것” 이라고 의지를 밝힌다.

대한적십자사측도 일단 환영하는 분위기. 지영춘 (44) 과장은 “96년 행사도 반응이 아주 좋았다” 며 은근한 기대를 내비친다.

참, 몸무게 미달자라고 실망하진 마시라. 헌혈의 집을 찾았으나 체중미달로 뜻을 이루지 못한 사람에게도 기회를 줄 방침이니까.

강주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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