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한파 영향 아파트 청약·계약 포기 사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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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국제통화기금 (IMF) 한파로 서울의 신규 아파트시장이 크게 얼어붙고 있다.

17일 최종 마감한 서울 10차 동시분양 청약결과 절반 이상이 미분양됐는가 하면 이날 완료한 9차 동시분양분 당첨자 계약에서도 아예 계약을 포기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주택업계에 따르면 이날 3순위까지 마감된 서울시 10차 동시분양 (6개 아파트 1천여가구) 청약접수 마감결과 청약자가 전체 분양가구수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5백8가구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그동안 서울시 동시분양에서 청약당첨자들이 계약을 포기한 사례는 있었으나 분양률 자체가 이정도로 낮아진 것은 유례없는 일이다.

특히 대동이 분양한 정릉동 아파트의 경우 한 사람의 신청자도 없었으며, 방배동아파트 분양에 나선 보성의 경우 화의신청 이후 분양을 중단해 11명 신청에 그쳤다.

또 지난해 12월 실시한 서울시 9차 동시분양에 대한 계약을 마감한 결과 대우.동아.현대산업개발.두산.벽산 등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은 평균 계약률이 50% 이하로 부진했다.

12개 업체가 공급한 3천8백여가구 가운데 특히 청약열기가 뜨거웠던 금호동 벽산과 대우아파트 역시 계약률이 80%선에 머무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강남의 요지인 청담동 S아파트는 당초 총64가구중 60% 정도만 분양됐는데 이날 계약에서 절반 이상이 포기해 미분양분을 감안한 계약률은 25%에 불과했다.

앞서 실시된 8차 동시분양때도 소형 평형과 비인기지역 등은 계약이 거의 이뤄지지 않아 미분양분을 포함한 미계약률이 최고 70%에 달했다.

업계는 자금시장이 마비되면서 금융기관의 중도금 대출이 중단돼 주택자금을 마련하지 못한 당첨자들이 재당첨 제한 등의 불이익을 감수하면서 계약포기를 선택한 것으로 분석했다.

업계는 당초 이 아파트들이 표준건축비 인상분이 적용되지 않고 수도권 분양가 자율화 역시 초읽기에 들어가 8차때보다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했었다.

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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