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 문화생활 입문 올 가이드]연극…호객행위에 속지말아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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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IMF한파로 조금만 움직여도 큰 돈이 드는 시대가 됐다.

내핍생활을 하다보면 남는 것은 시간. 그 시간을 어디에 투자할까. 가장 실속있는 분야는 '문화생활' .문화 초심자들이 화랑이나 연주회장 등을 편한 마음으로 찾아 문화에 빠져볼 수 있는 알뜰 감상법을 소개한다.

연극은 복제 (複製)가 불가능한 예술이다.

때문에 연극 체험엔 왕도가 따로 없다.

두드려야 열리고, 열린 현장을 직접 봐야 감동도 따른다.

'문외한' 의 연극감상법 제1조는 이런 수고스러움에 대한 마음의 준비다.

연극에는 뮤지컬.번역극.창작극.실험극 등 다양한 장르가 있지만, 연극을 늘 어렵다고 생각하는 '문외한' 은 가벼운 코미디 물이나 볼거리가 풍성한 뮤지컬부터 공략하는 게 선입견을 해소하는 좋은 방법이다.

중앙일보의 공연안내란 (매주 금요일자 17면) 이 좋은 참고자료가 된다.

연극공연장은 서울 대학로에 밉집돼 있어, 한번 나들이에도 선택의 폭이 매우 넓다.

보통 20.30편의 다양한 작품이 동시에 공연된다.

티켓은 극장에서 직접 구입하기도 하지만 요즘은 전화예약이 더 보편적이다.

뭘 볼 것인지 고민이라면, 대학로 중심에 우뚝 서 있는 '티켓박스' (02 - 3672 - 2466~7) 로 찾아가 마땅한 작품과 장소.가격 등을 묻고 표를 사는 방법을 권할만 하다.

이곳엔 각 극단에서 '판매대행' 을 맡긴 티켓이 늘 준비돼 있다.

현재 연극 한편의 시중가는 1만5천~2만원선. 학생 표는 반값정도다.

일반표라도 오전 11시~오후1시 사이 티켓박스에 가면 정가보다 25~48%정도 싼 할인티켓의 구입이 가능하다.

극단 요청에 따라 저가의 '가족관람권' 도 있다.

한가지 주의할 점은 늘 티켓박스 근처에는 속칭 뒷골목 저질.외설연극 제작자들이 고용한 '삐끼' 들이 있어 자칫 이들의 마수에 걸리기 십상이다.

이들은 스타들이 출연하는 경우 '주말에나 나온다' 는 등의 헛소문을 퍼뜨려 자기편으로 관객을 유인한다.

표를 구입하면 먼저 극장 입구에 준비돼 있는 팸플릿을 사서 읽는게 유익하다.

연극에는 공연에 대한 사전 정보가 중요하기 때문. 연출자의 의도.작품내용.출연자 프로필 등을 알아야 이해가 쉽다.

다음 순서는 좌석확인. 1백석 안팎의 소극장은 안내자의 도움을 받는다.

뮤지컬 등 대극장 무대는 입구에 붙어있는 좌석배치도를 보고 '반드시' 지정좌석을 찾아야 혼란이 없다.

관람에티켓은 따로 없다.

초심자일 경우 남을 의식하기 쉽지만 이런 생각은 절대 금물. 연극은 상상력의 예술이기 때문에 해석하는 방식은 보는 사람의 생각만큼 다양할 수 있다.

사지선다형 객관식 문제가 아니라 주관식이란 얘기다.

정재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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