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한파 방송광고 수입 '뚝'…중간광고도입 신중 검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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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IMF한파는 방송사와 광고업계도 꽁꽁 얼려놓았다.

자금난에 시달리는 기업들이 방송광고를 줄이기 시작하면서 광고로 운영되는 방송사들도 따라 움츠러들고 있는 것. 심지어 '광고중의 광고' 라고 불리는 밤9시 메인뉴스 전후에도 광고가 안 붙기 시작했다는 것이 방송광고공사 관계자의 전언이다.

97년 11월 한달동안 지상파 방송3사가 판매한 광고는 KBS2 87.3%, MBC 87.4%, SBS 85.9%.12월 잠정집계는 KBS2 77%, MBC 80%, SBS 73%정도로 약 10%포인트 가까이 덜 팔렸다.

지역민방은 더 심하다.

제일 많이 팔렸다는 부산방송이 50%선, 인천방송은 10%를 간신히 넘기고 있다.

이런 방송광고 불황은 두 가지 움직임으로 나타나고 있다.

하나는 광고주를 끌어들이려는 기획. 올해부터 광고를 많이 하는 만큼 일정시간을 추가로 제공하는 광고 마일리지제가 도입된데 이어, 중간광고 도입 움직임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지난해 11월 오인환 공보처 장관의 중간광고 허용 시사발언 이후 부쩍 가시화된 이 같은 움직임은 방송법 개정과 맞물려 가시화될 공산이 크다.

MBC 오명환 외주제작국장은 “중간광고는 프로그램 사이에 퇴적된 '혹' 을 이루고 있는 '광고경화증' 을 풀어헤치고 프로그램에도 긴장감을 주는 효과가 있다” 고 긍정론을 펼치고 있다.

물론 이에 대해 국민 시청권 침해와 광고주 영향력 강화라는 반대의견은 여전히 거세다.

하지만 불황은 광고주 권한 강화를 부추기고 이는 중간광고 시행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두 번째는 방송광고공사 존폐를 둘러싼 방송사와 공사간의 알력. 방송사들은 그동안 중간대행업자로서 공익자금을 관리해온 공사의 위상에 대해 근본적인 문제제기를 하고 있는 것. 중간 대행 역인 광고판매업무를 직접 시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공사측은 지금까지 광고주들의 영향력에서 방송이 독립할 수 있게 하는 등 공사만의 역할이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어 이들의 갈등이 어떤 결론을 맺을지 주목된다.

정형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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