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무의탁 장애아등 13명 5년째 돌보는 최병헌씨 부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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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한평생 장애인과 무의탁 출소자들의 보호자로 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경기도고양시덕양구삼송동 60평 규모의 비닐하우스에서 오갈데 없는 장애아동.노인.출소자 등 13명을 돌보는 '금빛 사랑의 집' 을 운영하는 최병헌 (崔秉憲.46) 목사와 김남혜 (金南惠.31) 씨 부부. 崔목사 부부는 90년부터 서울영등포구 일대 장애아동 집을 방문하며 봉사활동을 벌이다 만나 92년 결혼한 崔목사 부부는 정당인등 후원자들의 도움을 받아 93년 11월부터 이곳에서 이들의 '대부 (代父)' 역할을 하고 있다.

崔목사는 “장애아동들이 대규모 시설에 수용되는 것보다는 가족적인 분위기에서 생활할 때 보다 인간다운 생활을 누릴 수 있다는 생각에서 이 일을 시작했다” 고 말했다.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대소변도 가리지 못하는 중증장애아동 7명을 자신들의 4살배기 아들처럼 똑같이 사랑을 베풀며 키우고 있다.

식사도 항상 모두 함께 하며 모든 어린이들이 崔목사 부부를 '엄마' '아빠' 라고 부른다.

16명이나 되는 대식구의 식사 준비를 위해 새벽 4시면 어김없이 일어나 빨래며 청소로 하루를 보내다 밤11시 이후에나 잠자리에 드는 부인 金씨는 “가정과 사회로부터 버림은 받았지만 아무 것도 모른채 티없이 맑게 자라는 장애아동들을 보면 한없는 보람을 느낀다” 고 말했다.

어린 시절 불우한 환경에서 자랐다는 崔목사는 대전교도소에 재소중인 무기수 15명과 자매결연을 맺고 매월 한차례씩 이들을 찾아 위로하고 각종 용품을 전달한다.

이곳에 있는 출소자 2명은 무기수에서 감형받아 장기복역중 崔목사의 보증으로 출소한 오갈데 없는 노인들이다.

“당장은 땅주인이 임대료를 올려달라고 하지 않을 지가 가장 큰 걱정” 이라는 崔목사 부부는 “앞으로 시설 규모를 늘려 보다 많은 장애어린이들을 돌보는 것이 소망” 이라고 말했다.

전익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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