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헤인즈 종료 버저비터 … 삼성 “전주 가서 결판내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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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반격했다.

삼성 에런 헤인즈(左)가 73-73으로 동점이던 4쿼터 종료 직전 KCC의 겹수비를 뚫고 버저비터를 던지고 있다. [뉴시스]

챔피언결정전에서 1승3패로 몰리던 삼성은 26일 잠실에서 열린 5차전에서 종료 버저와 동시에 터진 에런 헤인즈의 결승 슛으로 KCC에 75-73으로 승리했다. 2승3패로 일단 한숨 돌린 삼성은 29일 전주로 원정을 떠나 6차전을 벌인다. 허재 KCC 감독은 “6차전에서 끝내겠다”고 했고, 삼성 안준호 감독은 “6차전에서 버티면 기세상 우리가 우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5차전 행운의 여신은 삼성에 미소 지었다. 73-73이던 4쿼터 종료 3.9초 전 삼성의 마지막 공격. 안 감독은 가장 확실한 공격수인 테렌스 레더 대신 헤인즈의 돌파로 경기를 마무리 짓자는 작전을 지시했다. 그러나 허 감독은 이를 예상하고 있었다.

이전까지 헤인즈를 발이 느린 하승진이 맡았는데 허 감독은 마이카 브랜드로 바꿨다. 갑작스레 바뀐 빠른 수비수에 헤인즈는 돌파를 하지 못하고 KCC 수비망에 갇혔다. 그가 궁지에 몰리자 하승진까지 달려들었다. 헤인즈가 시간에 쫓겨 높디높은 하승진의 블록을 넘어 이판사판 식으로 던진 슛은 버저 소리와 함께 림을 갈랐다. 헤인즈는 하승진의 머리 끝에 닿을 만큼 껑충껑충 뛰며 좋아했다.

삼성은 레더(28득점)와 헤인즈(17득점)가 45점을 합작했다. 그러나 국내 선수 중 두 자릿수 득점을 한 선수는 아무도 없었다. 그래도 안 감독은 신인 차재영을 칭찬했다. 차재영은 KCC 주포 추승균(7득점)을 잘 막아냈고 자신도 7득점을 했다. 차재영은 “감독님이 ‘승균이와 함께 죽으라’고 했는데 잘 됐다”고 말했다. 차재영의 물귀신 작전에 말린 선수는 추승균뿐이 아니었다. 전날 39득점·15리바운드를 했던 KCC 칼 미첼은 그 때문에 퇴장당했다. 미첼은 전반 차재영의 반칙을 불어 주지 않는다고 심판에 항의하다 테크니컬 파울을 받았고 3쿼터 5분에 또다시 공을 세게 튕기며 항의하다 테크니컬 파울 두 개로 경기장을 떠나야 했다. KCC는 하승진(8득점)도 전날 당한 발목 부상 여파로 컨디션이 좋지 못했다.

삼성은 종료 2분30초 전 68-67로 쫓겼다. 헤인즈의 연속 4득점으로 종료 44초 전 73-69로 벌렸지만 종료 4초 전 또다시 동점을 허용했다. 결국 삼성은 헤인즈가 버저비터로 경기를 끝냈다.

허리가 좋지 않은 이상민은 배수의 진을 치고 선발 출장했으나 전반 무릎에 타박상을 입는 등 두 차례 부상하면서 11분만 뛰었고 4득점·2어시스트에 그쳤다.

허 감독은 노장 이상민과 추승균의 투혼을 칭찬하며 “나도 저 나이 때 해 봤는데 아침에 농구화 끈을 매기가 싫을 정도로 힘들다”고 말했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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