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금융거물 한국행 러시…트래블러스그룹 회장 서울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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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새해 벽두부터 국제금융계의 거물급 인사들이 줄지어 한국을 방문하고 있다.

지난 4일 '국제금융계의 황제' 로 불리는 미국 퀀텀 펀드의 조지 소로스 회장이 방한해 김대중 (金大中) 대통령당선자를 만난 데 이어 이르면 다음주중 미국 트래블러스 그룹의 샌퍼드 웨일 회장이 서울에 올 예정이다.

뉴욕 월가에 본사를 둔 트래블러스 그룹은 골드먼 삭스사와 함께 국제은행단의 대한 (對韓) 단기채무 연장과 신규차관 공급을 주도하고 있는 샐러먼 스미스 바니사의 지주회사로 세계 굴지의 금융그룹이다.

웨일 회장은 한국에 머무르는 동안 정부 지도자들과 만나 당면한 금융위기 극복에 관해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또 미국 금융계의 여론을 수렴하는 미국 하원의 제임스 리치 금융재무위원장이 오는 20일께 한국에 온다.

리치 위원장은 다음달 의회개원을 앞두고 클린턴 행정부가 의회에 요청한 35억달러 규모의 IMF 출자증액 예산심의와 관련해 일본.홍콩 등 아시아국가들을 순방하는 길에 서울에 들른다.

특히 한국 정부 및 금융계는 향후 대한 지원정책의 열쇠를 쥐고 있는 리치 위원장의 서울행에 맞춰 만반의 준비를 하느라 진땀을 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의회가 대한 금융지원에 대해 혈세 (血稅) 낭비라며 극렬히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의 방한은 한국의 금융위기에 대한 미국 의회의 시각정립에 대단히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미셸 캉드쉬 IMF총재가 이달 중순 김대중 당선자와의 면담 및 IMF협약 이행상태 점검을 위해 방한할 예정이며, 시티은행.체이스 맨해튼은행의 사장급 이상 고위관계자들이 다음달 있을 서울.제일은행의 국제입찰에 앞서 서울에 올 것으로 알려졌다.

또 미국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 (S&P) 와 무디스의 관계자들이 오는 13일 한국을 방문해 국가신용등급 조정을 위한 평가작업을 벌인다.

두 회사는 지난해 한국의 신용등급을 '정크본드' 수준으로 떨어뜨려 외화난을 가중시켰던 장본인들이다.

임봉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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