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시대 2기를 준비한다]1.지방선거를 뛰는 사람들 (上)광역시장후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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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올해는 한국정치사에 중요한 획을 그었던 민선자치 제1기를 마무리하고 7월1일부터는 제2기가 열리는 해이다.

지난 3년간 겪은 수많은 시행착오에도 불구하고 지역민의 자치능력을 배양시켰다는 긍정적 측면을 부인할 수 없다는 점에서 2기 민선시대에 거는 기대 역시 적지않다.

자치형태의 새로운 도약이 요구되는 시점에 지난 1기를 결산하고 2기로 넘겨진 다양한 과제들을 5회에 나누어 집중조명해 본다.

<글싣는 순서>

①지방선거를 뛰는 사람들

- 광역시장후보

- 도지사후보

②성패는 투표에 달렸다

③지자체 1기 대차대조표

④2기 지자체로 넘어간 과제

대선이 끝남에 따라 올해 5월7일로 예정된 지방선거가 정가의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대선 결과 여당과 야당이 뒤바뀜에 따라 예비후보들의 구도에도 상당한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민회의.자민련 공동후보들이 얼마만큼의 파괴력을 지닐 것인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해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던 예비후보들도 득표계산을 다시해야 할 판이다.

광역시장 선거중 가장 관심을 끄는 곳은 역시 중앙정가의 흐름과 밀접하게 연관된 서울.인천등 수도권지역과 문민정부의 아성이었던 부산, 그리고 한나라당이 선전한 대구등지의 동향이다.

예비후보 득표계산 분주 우선 서울시장직은 여소야대의 정국 속에서 여당으로서 양보할 수 없는 승부처이기도 하지만 야당으로 바뀐 한나라당의 입장에서도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필승의 격전지다.

특히 집권당으로 바뀐 국민회의의 내부 후보경쟁부터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국민회의에서는 조세형.이종찬.한광옥의원등 이번 대선의 공로자들이 거론되고 있다.

여기에다 최근 노무현부총재도 출마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공천 양상이 어느 때보다 혼란스럽게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이들은 지난 총선에서 모두 신한국당 소속의원들에게 패배한 경험이 있다는 게 단점. 이런 점에서 국민회의 정대철부총재와 서울시부시장 경력을 지낸 이해찬의원등의 도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자민련에서는 한영수부총재.김용채노원구청장등이 암중모색 중이다.

한나라당 후보로는 최병렬.김덕룡.서상목의원등이 유력시된다.

崔의원은 서울시장 재직시 보여준 위기관리능력으로, 徐의원은 강남지역의 탄탄한 기반과 이회창 (李會昌) 명예총재의 지원이 최대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국민회의측이 내놓을 거물급 후보들에 비해 지지도가 다소 떨어진다는 점에서 외부인사를 영입할 가능성도 없지않아 고건총리.홍사덕 정무장관등이 손꼽히기도 한다.

국민신당쪽에서는 박찬종씨가 가장 먼저 거론되지만 14대 대선과 시장후보등에서 낙선 경험이 있는만큼 불출마설도 만만치않아 외부인사 영입설도 설득력있게 나돌고 있다.

인천도 사정이 복잡하기는 마찬가지. 역대 대통령선거에서 항상 우위를 지켜온 여당 후보가 이번 선거에서 2위로 추락한데다 김대중 (金大中) 당선자가 당초 예상과는 달리 11개 전 선거구에서 고른 지지도 (38.5%) 를 확보해 역시 변화가 점쳐지는 곳이다.

이에따라 국민회의 - 자민련 공동후보에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김학준 인천대총장등이 조심스런 행보를 내딛고 있다.

이와달리 국민회의가 절대 우세한 광주, 자민련의 아성인 대전, 한나라당의 지지도가 높은 대구등은 모두 본선보다는 우세정당들의 내부공천이라는 예선이 더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광주는 이번 대선으로 국민회의 지지기반이 더욱 굳어졌다.

이에따라 대외적으로 내년 5월 단체장 선거에 출마할 뜻을 표명한 인사가 단 한명도 없지만 지역정서상 '국민회의 공천 = 당선' 이라는 등식이 자연스레 받들여져 수면 아래의 후보경쟁은 예측불허 상황이다.

송언종 현 광주시장을 비롯해 국민회의 박광태의원.자민련 지대섭의원.강운태 전 내무부장관.김양배 전 보건복지부장관등 5명의 경합이 예상된다.

울산市도 출마자 줄이어 반면 대구지역에서는 대선에서의 승리에도 불구하고 국민회의측 예비후보는 아직 전무한 상태. 지금까지 공개적으로 출마의사를 밝힌 사람은 문희갑시장을 비롯해 한나라당 이의익.이해봉의원.김상연 대구시의회 의장등 4명. 모두 한나라당 소속이라는 점이 특징으로 같은 당 소속의 현 시장.시의회 의장이 격돌할 가능성이 높을 전망이다.

대선에서는 패배했지만 대구지역에서 한나라당 이회창후보가 72.7%의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충청지역 역시 자민련후보의 우세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대전시장의 경우 홍선기 현 시장의 출마가 확실시되는 가운데 같은 당 소속의 이양희의원이 대전고 선배인 洪시장에게 도전장을 내놓고 출마 정지작업 중이다.

또 洪시장과 대전고 동기동창인 전성환 중구청장과 이헌구 서구청장등 현직 구청장 두명도 차기엔 시장직에 도전한다는 설이 파다하나 정작 당사자들은 출마여부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은 피하고 있다.

울산시장직에는 고원준 울산상의의장이 본인의 뜻과는 관계없이 출마설이 끊이지않고 있으며 송철호변호사는 아직 진로를 확정하지 않았지만 주변에서 출마를 적극 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나라당 후보로 현 沈시장이 그대로 공천을 받을지 그렇지 않으면 경선을 통해 후보를 다시 선정할지도 관심거리고, 대선에서 울산지역의 성향이 여권성향을 강하게 드러냈다는 점에서 국민회의측 후보에 대한 관심도 적지않아 예측이 쉽지않다.

대구시의 한 관계자는 "국민회의의 대선 승리로 정계 사정이 복잡해졌고 대부분의 후보들이 지명도가 높은만큼 공천 결과에 대해 불복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 이며 "따라서 소속 정당 변경은 물론 무소속 출마도 적지않을 것" 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같은 정치적 상황 외에 IMF한파로 지역민들의 관심이 경제문제에 쏠리면서 단체장을 뽑는 투표기준도 크게 변할 것이란 전망이 올해 지방선거의 가장 큰 변수로 손꼽히기도 한다.

이계영.정찬민.정영진.홍권삼.이해석.서형식.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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