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전문가 진단…주택, 관련업체 도산으로 사상 최악경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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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지난 연말부터 불어닥친 IMF 한파는 경제전반에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주택시장에 미칠 파고 (波高) 는 상상을 초월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올해의 주택경기는 최악의 상태를 벗어나지 못할 전망이다.

먼저 주택공급측면을 보면 매우 비관적이지 않을 수 없다.

주택의 공급을 담당하고 있는 주택업계가 그야말로 사상 초유의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주택업계는 그동안 10만여 가구에 달하는 미분양주택으로 약 4조원의 자금이 적체되어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어왔다.

설상가상으로 IMF체제에 따라 금융권이 기존의 대출금을 회수하는 한편 신규대출을 거의 억제하면서 주택업계는 견디기 어려운 긴박한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수많은 주택업체가 도산을 면치 못할 것이며 주택공급량도 크게 감소할 수 밖에 없는 처지다.

또한 주택수요측면도 당분간은 움추릴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긴축기조에 따라 전반적으로 경기가 위축되어 시중자금이 경색되고 고물가.고금리.대량실업 등으로 가계의 실질 구매력이 줄어들어 주택수요도 감퇴할 것이다.

수도권 일부지역을 제외하고는 신규주택에 대한 순조로운 분양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러한 주택수요와 공급의 동반감퇴는 단기적으로 주택가격의 하락을 초래할 것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아직도 주택보급률이 80%를 밑도는 수도권지역에서는 주택공급의 위축이 가격상승을 가져올 가능성도 크다는 지적도 있다.

따라서 한계사업의 퇴장은 불가피할 것이지만 소위 흑자도산은 막아야 할 특단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이동성 <주택산업연구원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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