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미국 베스이스라엘병원 신기술연구소 샤프란 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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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얼마전 美 보스톤 베스이스라엘병원에서 1.8㎏의 미숙아를 분만한 주부 지미 윌리암 (34) 씨.

그녀는 매일 아침 사랑스런 아이를 만나기위해 컴퓨터를 켠다.

병원 웹사이트로 들어가 비밀번호를 입력하자 화면에 곧 신생아중환자실의 전경이 실제시간으로 나타난다.

이어 그녀의 귀여운 아이가 비춰지고 체중을 비롯한 아이의 건강상태를 보여주는 각종 수치들이 떠오른다.

원한다면 그녀는 화면을 통해 의사와 아침인사를 나누고 상담도 할 수 있다.

신생아 원격상담시스템을 활용해 인터넷으로 병원방문을 하고 있는것. 개발을 주도한 이 병원 의료정보 신기술연구소 챨스 샤프란소장 (하버드의대 교수) 은 "통신망을 이용한 미래의 의료정보시스템은 다양한 형태로 활용됨으로써 환자와 의사의 진료행태에 엄청난 변화를 몰고 올 것" 이라고 예고한다.

대표적인 예로 지금은 사라진 왕진이 컴퓨터를 통해 다시 등장한다는 것. 환자가 굳이 병원을 가지않고 필요할 때 컴퓨터를 켜고 가상공간에 떠있는 병원의 진료실로 들어가 의사를 만난다.

의사는 상담뿐 아니라 현재 개발중인 가정용 청진기.피부카메라.안저경등 진단기를 통해 환자의 기본적인 건강상태를 체크하고 치료지침을 내린다.

샤프란소장은 "인터넷을 통한 전자왕진은 현재 기술적으로 큰 어려움이 없어 21세기초면 한국의 시골에서 미국의 명의에게 진료을 받는 것도 어렵지 않게 될 것" 이라고 단언한다.

법적.제도적 문제만 해결된다면 환자진료.의학교육.의료정보의 신속한 교류를 통한 의료시스템의 국제화.대규모화는 먼 미래의 얘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이미 보스톤에 있는 7개 대형병원의 환자 챠트를 공유하는 전자의무기록 통합시스템을 개발했다.

의사들의 교육은 물론 협진, 환자가 병원을 옮겼을때 의무기록을 들고 가야하는 불편, 중복진료 피하기등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소비자위주의 의료시장 형성도 의료정보화시대가 가져오는 변화. 환자들은 인터넷사이트를 통해 세계 각지의 새로운 의술과 의사들에 대한 정보를 섭렵할 수 있기 때문에 병원선택의 기회가 더욱 넓어진다는 것. 이같이 환자에 대한 정보가 통신망을 통해 떠돌때 가장 우려되는 것이 비밀보장. 샤프란박사는 "매분마다 환자의 비밀번호가 바뀌어 환자의 휴대입력기에 기록되는 시스템이 개발돼 기술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다" 고 말했다.

보스톤 =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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