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 신선한피 벤처산업서 공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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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네 가구 중 한 가구꼴로 벤처사업등 개인사업을 하고 있거나 타인의 벤처 비즈니스에 투자하는 벤처 천국. ' 지난해 11월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 는 미국 경제가 호황을 누리는 이유를 한 보고서를 통해 이렇게 명료하게 설명했다.

미국은 70년대 오일쇼크 이후 경쟁력이 꺾이자 이류 국가란 소리까지 들었다.

그러나 80년대 후반 기업들은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통해 눈부신 재기에 나섰다.

여기에 윤활유 역할을 한 것이 바로 벤처기업이다.

미국은 요즘 해마다 90만 개의 회사가 신설되고 80만 개의 업체가 문을 닫는다.

그만큼 기업의 창업.퇴출이 자유롭고 벤처기업은 경제에 신선한 피를 제공하는 원동력 역할을 한다.

이 과정에서 많은 인력이 채용돼 80년대초 9%까지 치솟던 실업률이 최근 2~3년 사이 5~6% 대로 안정됐다.

청년들의 벤처 창업을 지원하는 금융시스템도 시장경제 논리에 따라 발전했다.

96년 미국에서 이뤄진 벤처 투자건수는 1천5백여건. 영국과 프랑스에 비해 50% 이상이 많다.

이 추세는 지난해에도 계속돼 3분기에만 미 전역에서 35억7천만달러가 투자됐다.

이처럼 벤처산업이 활성화된 것은 정부조직의 축소와 규제완화를 통해 민간부문의 경쟁을 촉진한 덕이었다.

민간부문은 과감한 한계사업 정리와 인원 절감등으로 체질을 개선, 경쟁력을 높였다.

결국 구조조정에 따른 노동시장의 유연성과 창업절차 간소화 및 낮은 세율등이 벤처기업 육성의 토양이 됐고 벤처기업은 이 안에서 무럭무럭 자라면서 경제를 살찌우는 '선순환 (善循環)' 이 지금의 미국 경제를 이끌었다.

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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