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세계 경기 기상도]EU…유럽단일통화 이행이 최대 과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8면

많은 경제전문가들은 EU 국가들이 경기상승세를 보인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비교적 안정적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다.

IMF와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 등 주요 기관들은 EU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지난해에 비해 조금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99년1월1일로 예정된 유럽단일통화 (EMU) 이행과정에서 현실적 불안요인이 상존하는데다 아시아 경제위기의 여파가 직.간접으로 미칠 것을 감안하면 상황을 그렇게 낙관하기란 쉽지 않다.

99년부터 시작될 제1단계 EMU에는 독일.프랑스의 주도아래 이탈리아까지 모두 10~11개국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회원국들은 각기 다른 국내적 사정에도 불구하고 경기.물가.통화 안정을 이뤄가며 순조롭게 EMU를 출범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그러나 EMU 이행시 각국의 금리수준을 일치시키는 과정에서 적지않은 불안과 갈등이 빚어질 수 있다.

일부 국가들이 수년간 어렵게 유지해온 긴축정책을 완화한다면 인플레 유발과 함께 EMU에 대한 불안감을 고조시킬 가능성도 크다.

화폐통합과정에서 극복해야 할 또 하나의 중요한 이슈는 실업문제다.

통합과정에서 각국간의 실질임금 평준화가 불가피해 이로 인한 고용불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EMU의 핵심국가인 독일이 현재 10%를 훨씬 넘는 높은 실업률로 고통을 받고 있는 현실에서 실업문제의 해결은 EU국가들의 가장 절실한 과제다.

아시아 금융위기 또한 무시할 수 없는 변수다.

당초 아시아 위기가 터지기 전인 지난해 10월 EU의 내년 GDP성장률을 2.7%로 예상했던 IMF는 아시아 위기의 악영향을 반영, 지난해 12월 올해 전망치를 2.6%로 수정한 바 있다. 각국별로 보면 영국은 경기호황에다 파운드화의 강세로 경기가 지난해보다 크게 나빠져 성장률이 지난해 3.5% (추정치)에서 올해 2~2.2% 수준으로 낮아질 전망이다.

그러나 독일.프랑스 등의 긴축정책은 미 달러화에 대한 자국 통화의 약세로 이어져 대미 (對美) 수출이 상대적으로 유리해지면서 성장률도 지난해보다 0.1~0.2%포인트가량 높아질 것으로 내다보인다.

윤석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