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채 장관 - 오지철 차관 교류 있었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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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채 문화관광부 장관의 인사청탁 의혹과 관련, 정진수(60) 성균관대 교수는 2일 "오지철 문화부 전 차관은 당시 내정 상태에 있던 정동채 의원에게서 '당분간 함께 일하자'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2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달 18일 오 전 차관과 만나 인사청탁을 받을 당시 '(정동채 의원으로) 장관이 바뀌면 차관도 바뀌는 것 아니냐'고 묻자 이같이 대답했다"고 밝혔다.

그는 "정 의원과 오 전 차관 사이에 대화가 없었다면 오 전 차관이 자신의 거취에 대해 이처럼 분명하게 말할 수 있었겠느냐"며 "다섯명의 당사자가 대면해 거짓말 탐지기라도 틀어 놓고 진실을 캐 보자"고 제안했다.

정 교수는 또 오 전 차관이 자신에게 정 장관과의 만남을 주선하겠다고 약속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문예진흥원을 민간 중심의 문화예술위원회로 바꾸겠다는 정부 방침에 자신이 여전히 반대 입장을 보인 데 따른 반응이라는 것이다.

이런 발언을 종합해 볼 때 당시 오 전 차관이 후임 장관으로 내정된 정 의원과 상당한 교류가 있던 것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어 정 교수는 지난 5월 19일 당시 오 차관이 자신의 회갑을 축하한다며 난(蘭)을 보냈던 것도 서프라이즈 대표 서영석씨의 부인 김모(45)씨의 교수 공채 응모와 관련된 것 같다고 주장했다. "당시 오 차관과 난을 주고 받을 만큼 친분이 있는 관계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의 오 전 차관 사표 수리와 관련, 정 교수는 "도마뱀 꼬리 자르기"라고 공격했다.

◇청와대 조사=박정규 청와대 민정수석은 "지금까지의 조사 결과 정 장관의 개입 여부가 명확하게 드러난 것은 없다"면서 "조사의 완벽을 기하기 위해 더 철저히 해야 할 필요가 있는 만큼 조사 결과는 오는 5일께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측은 민정수석 산하 사정비서관실이 1일 정 교수를 한시간가량 면담한 데 이어 청탁 당사자인 서영석씨의 부인 김씨와 서씨 등의 최근 통화 내역 등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배노필.이경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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