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배우 미후네 도시로 사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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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구로자와 아키라 (黑澤明) 감독과 명콤비를 이뤘던 일본 영화계의 '거목' 미후네 도시로 (三船敏郎)가 24일 숙환으로 사망했다.

향년 77세. '7인의 사무라이' '나생문 (羅生門)' 등 구로자와의 작품에 거의 빠짐없이 출연했던 미후네는 '요진보 (用心棒.61년)' 와 '붉은 수염 (65년)' 으로 베니스영화제 남우주연상을 2번이나 수상해 국제적으로도 유명한 인물. 중국 칭타오 (靑島)에서 사진관집 아들로 태어난 그는 명문 다롄 (大連) 중학을 졸업한후 6년간의 군생활을 거쳐 47년 도호 (東寶) 의 배우 선발에 뽑혀 영화계에 입문했다.

그 이듬해 미후네의 재능을 발견한 구로자와감독이 '술취한 천사' 에 주연으로 전격기용, '2인3각' 의 화려한 영화인생이 시작됐다.

그는 이 영화에서 폐병걸린 젊은 야쿠자의 역을 실감나게 소화해 패전후 방황하는 젊은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후 '백치' '천국과 지옥' '붉은 수염' 등 구로자와의 작품에는 '바늘과 실' 처럼 미후네의 이름이 따라다녔다.

62년에 '미후네 프로덕션' 을 차려 후진양성에도 힘썼다.

도쿄 = 김국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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