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장래…'수도권의원' 정계개편 변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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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한나라당내 서울과 수도권 의원들의 거취가 정계개편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대선에서 드러난 서울.인천.경기도를 합한 수도권 표심 (票心) 이 한나라당에 상당히 고개를 돌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서울 47개 지역구중 9곳, 경기 38개 지역구중 13곳, 인천 11개 지역구중 7곳에서만 1등을 했다.

지난해 4.11 총선때에 비하면 형편없는 성적이다.

22일 의원총회에서 수도권 의원들은 "표가 이렇게 안나올줄 몰랐다" "서울강북과 한수이남의 서울주변 위성도시는 싹쓸이 당했다" 며 시종 '참패' 를 거론했다.

동요도 적지 않다.

경기도의 초선 L의원은 "DJP연합의 효과가 생각보다 강했다" 며 "수도권 대부분에서 50~60%에 이르는 '호남표+충청표' 그룹이 힘있는 변수로 등장했다" 고 걱정했다.

다른 재선의원은 "DJP공조가 유지되고 집권당의 프리미엄이 얹혀질 경우 내년 5월 지자체선거의 전망도 어둡다" 고 목소리를 낮췄다.

수도권 의원은 모두 58명 (서울26, 인천9, 경기23) .수도권 전체의석수 (96석) 의 절반을 넘고 전체의석 (1백65석) 의 3분의1을 웃돈다.

한 고위당직자는 "국민회의측이 정계개편을 노릴 경우 명분과 실리로 볼 때 우리당 수도권 의원이 첫 타깃이 될 것" 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이같은 분위기를 의식한 듯 조순 (趙淳) 총재도 의원총회에서 "만의 하나 여당이 안정의석을 위해 우리당 의원들을 빼가는 경우가 없길 바란다" 고 정색을 했다.

수도권 의원중에는 총선당시 '세대교체' 명분으로 현정권에 영입돼 계보색이 취약하고 DJ거부감이 약한 초선의원들만 22명 정도로 꼽힌다.

이 점이 정계개편의 자장 (磁場)에 취약한 요인이다.

수도권 의원의 거취는 지도부 경선 등 이합집산이 예상되는 당체제정비에도 적잖은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대구.경북의원의 경우는 대선결과 확인된 반 (反) DJ지역정서로, 부산.경남지역 민주계의원들은 'YS의 침몰' 과 함께 지역정서상 대안이 없다는 점에서, 강원의원들은 조순총재의 존재로 일단 잔류가능성이 큰 쪽으로 거론되고 있다.

전두환 (全斗煥).노태우 (盧泰愚) 씨 사면을 계기로 불거진 5, 6공 신당설 (說) 은 또다른 변수다.

내년 지방선거를 계기로 신당이 가시화할 경우 당내 민정계 행보에 변수가 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있다.

그러나 全.盧씨에 대한 거액 추징금, 최고의 정적 (政敵) 이었던 김대중당선자의 존재로 신당은 불가능할 것이라는 게 당내의 중론이다.

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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