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교수 11명 무단결근 골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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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급변하는 세계 경제의 차세대 리더를 기르기 위해 설립됐다. 한국의 리딩 싱크탱크인 한국개발연구원(KDI)과 연구 성과를 공유한다’.

KDI 국제정책대학원(이하 정책대학원)의 홈페이지에 명시돼 있는 대학원 설립 이유다. 그러나 정책대학원의 일부 교수는 연구실 대신 ‘필드’를 택했다.

감사원은 정책대학원의 교수 11명이 평일에 무단결근해 골프장을 드나든 사실을 적발해 17일 공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A교수는 2005년부터 지난해 10월까지 30일간 무단으로 학교에 나오지 않았다. 학교 대신 그가 찾은 곳은 KDI가 회원권을 갖고 있는 서울 근교의 골프장. 교수들끼리 조를 이뤄 게임을 하고, 때론 외부 인사를 초청해 라운드에 나섰다. B교수는 골프와 해외여행을 번갈아 즐긴 경우다. 그는 같은 기간 골프로 16일, 해외여행(10차례)으로 22일을 무단결근했다. 11명의 교수는 총 105일, 1인 평균 9.5일을 무단결근했다.  대학원장을 지낸 D교수는 자신의 임금인상률을 교직원 평균의 두 배로 책정해 2002~2007년 5년간 9억여원을 받았다. 특별성과급 액수도 스스로 정해 퇴임 직전인 2007년 상반기에만 교직원 평균(371만원)의 500%가 넘는 2000만원을 챙겼다. D교수가 받은 보수총액은 2002년 1억2833만원에서 2006년 2억2912만원으로 78% 뛰었다. 감사원은 KDI 원장에게 D교수를 징계처분하라고 요구했다. 정책대학원 관계자는 “교수들이 연가 신청 등 세세한 (행정업무) 부분에 신경을 쓰지 않아 이런 결과가 빚어졌다”고 해명했다.

권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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