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잎 추출 혈액순환제 약효 과잉기대 말아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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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혈관이 몸살을 앓는 겨울, 혈액순환개선제로 각광을 받고 있는 은행잎 추출약제가 춘추전국시대를 맞고 있다.

은행잎 추출물이 혈관수축이 심한 추운날씨에 치명적인 뇌졸중에 좋은데다 역시 치매.치질등 혈관질환치료에 효과있음이 널리 알려졌기 때문. 그러나 효능이 과대포장되어 있으므로 무조건적인 사용은 경계해야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현재 시판중인 은행잎 추출물을 이용한 혈액순환개선제는 10여종이며 최근에는 먹는 치질약을 표방한 은행잎 추출 치질 치료제 페리바도 시판되고 있다.

혈액순환개선제의 연간매출액만 1백억원을 넘는다는 것이 업계의 추산이다.

은행잎 추출약제는 혈액순환을 좋게한다고 널리 알려져 고혈압이나 뇌졸중, 심장질환등 혈관계 질환을 앓고 있는 이들은 영양제처럼 널리 사용하고 있을 정도. 또 타나민.타나칸같은 은행잎 추출치매치료제도 각광을 받고 있다.

이는 은행잎속의 징코라이드란 색소성분이 혈액을 굳지않고 묽게해 혈액순환을 도와주고 혈관부스러기인 혈전생성을 억제한다는 연구결과가 미국의학협회지등에 발표된 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울중앙병원 신경과 김종성교수는 "이들 은행잎 추출 혈액순환개선제의 경우 실제 사람을 대상으로한 임상실험은 부족한만큼 치료효과를 기대한 복용은 삼가야 한다" 고 충고했다.

김교수가 강조하는 주의대상은 심장에서 비롯된 혈전으로 뇌혈관이 막혀 생기는 허혈성 (虛血性) 뇌졸중환자. 은행잎 추출제를 복용할 경우 이들이 치료를 위해 반드시 복용해야하는 抗응고제 쿠마딘의 효과가 과장되어 부작용이 나타나거나 아니면 과소평가되어 약효가 감소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항문주위 혈관이 늘어나 염증이 생긴 치질도 마찬가지다.

치질 초기나 증상개선을 위한 복용이라면 은행잎 추출약제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그러나 일단 바깥으로 불룩 불거져나온 치질을 다시 원상복구시키길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치질전문병원인 서울외과 강윤식원장은 "은행잎추출물을 이용한 먹는 치질약은 증상개선를 위해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며 "현재까지 치질의 완치는 수술등 외과적 방법만이 유일한 방법" 이라고 강조했다.

홍혜걸 전문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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