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기오르는 현대 추락하는 삼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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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시즌을 앞두고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던 현대와 삼성이 그리는 '희비 쌍곡선' 이 대조적이다.

현대가 9연승을 질주하며 15일까지 12승2패, 85.7%의 놀라운 승률로 단독선두에 오른데 비해 삼성은 7승7패로 기아.SBS.대우와 함께 공동4위로 처져 있다.

1라운드를 마쳤을 때까지만 해도 현대는 7승2패, 삼성은 6승3패로 1, 2위를 달리고 있었다.

순위는 현대가 앞섰지만 경기내용은 삼성이 훨씬 돋보였다.

존 스트릭랜드.문경은의 득점력과 끈질긴 승부근성으로 1라운드 3경기에서 역전승한 삼성은 대우.SK.나산과 2~3점차의 접전을 펼친 현대에 비해 강인한 인상을 주었다.

삼성은 시즌 첫 맞대결에서도 현대를 눌렀다.

두팀의 공통점은 1라운드에서 게임마다 고전한 점. 그러나 현대는 구성원들의 역할분담.능률향상이라는 두가지 숙제를 풀어가는 과정이었고 삼성은 사력을 다한 결과였다.

현대는 리바운드.2점슛 성공률이 10개팀중 가장 높지만 3점슛 성공률은 SBS에 이어 꼴찌에서 두번째. 전력이 골밑에 집중된 반면 외곽전력 활용도가 떨어진다.

그러나 2라운드 중반부터 선발멤버에서 용병 1명을 빼거나 백업멤버를 선발기용, 의표를 찌르는 신선우 감독의 용병술이 적중하면서 약점을 극복해나가고 있다.

반면 득실차 - 4.8을 기록하고 있는 삼성은 스트릭랜드.문경은 카드가 노출된 후 새 카드를 꺼내지 못했다.

스트릭랜드의 저조한 자유투 성공률과 문경은의 심한 기복은 삼성의 결정적 약점이다.

올해 군에서 제대한 문경은.김승기, 입대예정자인 김희선 등 국내선수들 모두 신인과 다름없어 팀분위기가 침체되면 집단 슬럼프에 빠지는 경향도 있다.

현재의 삼성은 나산.SK 못지않게 전력안정도가 떨어진다.

주전선수의 부상 등 뜻밖의 악재를 만나지 않는다면 현대가 정규리그 4강아래로 내려갈 확률은 극히 희박하다.

외곽전력이 살아나고 있어 라운드당 6할대 승률은 무난해 보인다.

반면 삼성은 시즌 초반의 오름세를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 현재의 부진이 계속될 경우 삼성은 플레이오프 티켓마저 위협받을 수도 있다.

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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