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도위기 벗어났다" 재경원 안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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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정부는 지난 주말을 고비로 최악의 상황은 모면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IMF와의 재협상론이나 잇따른 해외차입 좌절, 신용등급 강등 등이 복합돼 부도위기에까지 몰렸던 상황은 벗어났다고 보고 있다.

재정경제원은 특히 IMF측의 판단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이 최악의 상황은 모면했다는 미셸 캉드쉬 총재의 회견이나 한국에 남아 정부와 협상을 계속중인 실무협의단이 한국이 외환수급을 맞출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소식도 고무적인 것으로 반기고 있다.

따라서 18일 대선이후 대통령 당선자를 중심으로 IMF합의사항의 충실한 이행을 재확인하는 등 대외신뢰도 회복에 본격적으로 나서면 상황이 호전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재경원 관계자는 "차기 당선자가 당선직후 즉시 IMF와 국제사회에 자신있고 확고한 우리정부의 입장을 전달하고 직접 미국.일본 등을 방문, 신뢰감을 심어줘야 할 것" 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이렇게 해 외채가 조금씩 상환되기 시작하면 상황이 곧 호전될 것" 이라며 "IMF도 여전히 한국이 신뢰회복이 가능한 국가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고 덧붙였다.

다만 대선까지 남아 있는 기간중 달러자금수요를 맞추는 초단기 수급문제는 여전히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은행 역시 다소 자신감을 되찾은 분위기다.

13일 정규영 (鄭圭泳) 국제부장이 기자간담회를 자청, 그동안 외환당국이 금기시해온 환율수준이나 시장개입 방침을 직접 거론하는 등 지난주 중반까지의 초조하던 모습과는 달라진 분위기다.

달러수급과 환율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鄭부장은 이날 "환율 안정의지는 강력하지만 현실적으로 시장 개입에 어려움이 있어 IMF자금이 들어온 지난 5일 이후에도 외환시장의 불안이 계속돼온 것" 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환율불안은 기본적으로 외환수급 사정이 개선돼야 하지만 정부가 강력한 외환유입 대책을 강구하고 있는데다 외국인 주식.채권투자 자금의 유입이 기대되고 있어 연말까지 대외결제에는 문제가 없을 것" 이라고 자신감을 내보였다.

鄭부장은 특히 "IMF자금과 기존의 보유외환을 동원해 금융기관의 부족자금을 메워주는 한편 이번주부터 환율이 급등할 경우 부분적인 시장개입을 통해 환율을 안정시켜 나가겠다" 고 밝혔다.

김종수.고현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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