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포대교 스노우벨트 효과없어 "예산낭비" 지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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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4.5㎝의 첫눈이 내린 10일 오전6시 반포대교 북단램프를 빠져나와 강변북로로 진입하는 강변북로 1 - 2공구 U자형 램프구간. 제설용 열선 (熱線.일명 스노우벨트) 이 작동되고 있지만 변전기 소리만 들릴 뿐 영하 10도에 눈은 녹을줄 모르고 곳곳에 쌓이더니 오히려 차량통행이 늘면서 조금씩 녹기 시작했다.

성수대교 붕괴이후 제설용으로 뿌려온 염화칼슘이 교량과 도로의 노후화를 가속시킨다는 이유로 95년 11월 시범 설치했던 스노우벨트가 제기능을 못하고 있는 현장이다.

길이 1백80m의 2차선구간에 2만2천9백 볼트의 특고압 수전반과 변압기등을 설치하는데 들어간 비용은 2억2천여만원. 이 돈은 열선 확대설치때 거액의 수주를 기대한 LG건설이 부담했지만 문제는 시가 지금까지 제기능도 못하는 열선을 가동하느라 전기료 2천여만원을 낭비해온데 있다.

서울시 시설관리공단은 그동안 겨울에는 월 1백30여만원, 한여름인 6~8월에도 월 70만~80만원씩을 지불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관리공단 관계자는 "눈이 오면 열선이 자동으로 영상 0도까지 가열되지만 외부온도가 낮아 제대로 녹이지 못하고 있다" 면서도 "이미 돈을 들여 설치한만큼 어쩔 수 없이 가동한다" 고 털어놨다.

"한전과의 전력공급 계약상 한여름에도 기본료를 계속내야 한다" 는 해명도 덧붙였다.

열선이 '무용지물' 이란 사실을 알면서도 누구 하나 책임있게 가동중단을 지적하지 않아 귀중한 시민 세금만 낭비해온 셈이다.

장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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