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KTF 합병 법인과 소모적 경쟁은 안 해 통신·산업 결합상품으로 시장 선두 지킬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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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정만원(사진) SK텔레콤 사장은 “KT-KTF 합병법인과 소모적 경쟁이 아닌 질적 경쟁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또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의 세계화를 선도해 제2의 CDMA 신화를 창조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대표 취임 100일을 맞아 9일 서울 을지로 SK텔레콤 본사에 마련한 기자간담회 자리에서다.

그는 “공직생활 선배 이석채 KT 회장은 훌륭한 경쟁 상대”라며 “이 회장도 해외시장 개척 의지가 강한 만큼 두 회사가 질적 경쟁을 벌여 시장을 세계로 넓힐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아울러 “국내외 경제 상황이 불확실한 만큼 SK브로드밴드를 비롯한 그룹 내 관계사를 합병할 계획은 없다. 다만 SK네트웍스의 유선망은 인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의 회사 내부 가이드라인인 ‘이동통신 시장점유율 50.5%’를 지켜나갈 것인지에 대해서는 “(통합 KT의 강한 공세가 예상되지만)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또한 유·무선 결합상품을 효율적으로 팔기 위해 조만간 유통 자회사를 설립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사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기술 리더십 확보를 통한 기술보국’을 거듭 강조했다. 우리나라는 우수한 인프라를 갖춘 정보통신 강국이지만 이를 산업적으로 활용하는 데엔 미흡하다는 것이다. 그는 “뛰어난 정보통신 인프라의 가치를 높이려면 ICT 산업과 자동차·금융·유통·에너지 등 다른 산업 간 융합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 SK텔레콤이 이를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ICT 산업의 영역에서도 자동번역·음성인식·모바일 오피스 등 혁신적인 사용자 환경(UI) 기술을 개발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이를 포함해 각종 성장기술 과제를 해결하는 데 5년간 3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정 사장은 새로운 무선인터넷 요금제를 내놓을 계획도 밝혔다. 간담회에 배석한 이 회사 통신서비스 부문을 맡고 있는 하성민 사장은 “지금은 정액요금제에 가입해도 콘텐트 이용료를 따로 내야 한다. 데이터 사용료뿐만 아니라 콘텐트 요금까지 정액제로 하는 상품을 이르면 다음 달 중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이나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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