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Q&A] 11살 딸의 고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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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크 작 ‘사춘기’ 일부

Q: 선생님 안녕하세요?

저는 만11살된 딸을 둔 엄마입니다. 제 아이는 올 2월 처음 월경을 시작했는데, 몸이 좀 통통한 편입니다.

딸 아이가 아기때는 전혀 이상한 데가 없었는데 몇년 전부터인지 밑이 시커멓게 색깔도 변하고,또 이상하게 튀어나온다 싶더니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지금은 목욕탕에 데리고 가서보면 서 있을 때도 겉에서 보일 정도로 커졌습니다. 그러니까 목욕탕도 잘 가지 않으려고 하고, 창피하다고 짜증을 부립니다. 또 청바지를 입으면 아프다고 밑을 잡아당기곤해서 보기에도 민망스럽습니다.

 무슨 무서운병은 아닌지 수술이 필요한건 아닌지 등이 자꾸 걱정이 되어 질문드립니다. - 은지 엄마가

A: 반갑습니다. 은지어머니.

지금 말씀하신 내용으로 봐 소음순이 커진 것으로 보입니다. 소음순이란 마치 우리의 눈을 보호하기위해 눈꺼풀이 덮어주듯이 생식기를 덮어 보호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소음순은 크기나 모양이 사람마다 다르고, 성인이 되면서 몸이 커지듯 자랍니다.

그런데 개중에는 너무 커져서 밖으로 돌출될 정도로 커지기도 하는데 크다고 해서 건강에 이상이 생기는 것은 전혀 아닙니다. 단지 모양이 좀 다를 뿐이지요. 단지 끼는 옷을 입거나 나중에 성인이되어 부부관계를 할때 좀 불편감을 주거나 통증을 일으킬수는 있습니다.

커지는 원인으로는 워낙 타고난 모양이 그런경우가 대부분이고 따님의 경우처럼 질염이나 요충등에 의해 자꾸 긁는다던지, 지나치게 끼는 옷을 입어 자극이 된다던지 하는경우 차차 자라나는경우도 있습니다.

거기에다가 요즈음 초경 연령이 점점 낮아지면서 초등 3년부터 생리를 시작하는 경우도 제법 되는데 그런 경우 여성호르몬에 일찍 노출이 되면서 동갑내기들에 비해 외성기가 일찍 자라, 친구들과 모양이 다른것에 대해 내심 걱정을 하고 심하면 아이들과 어울리는것을 피하는 경우도 생길수 있습니다.

치료로는 우선 질염이나 요충등의 기생충 감염이 있는지 살펴서 그에 맞는 치료를 하는것이 좋겠습니다. 다음으로 자극이 되면 더 커질수 있기때문에 가려워하는 경우 가려움증을 없애는 치료를 받아야하고, 속옷이나 바지를 좀 넉넉하고 바람이 잘 통할수있는 면등의 직물로 된것을 입히는것이 좋겠습니다.

오랫동안 긁다보면 피부에 편평태선이라는 변화가 오면서, 균이 없어져도 계속 가려움증이 지속될수 있기때문에 조기에 치료를 해주는것이 좋겠습니다.

 은지어머니, 다시 요약해 말씀드리면 타고난 모양도 있고, 자극이 되면 소음순이 자랄수 있으며 이것은 큰 병도 아니고 건강에 문제를 일으키지도 않습니다.

단지 다른 아이들과 좀 다르다는 것 때문에 느끼는 심리적인 문제일 뿐이며 그에 대한 해결은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것, 그것이 어렵다면 성형 수술 방법이 있습니다.

이화여성병원 이종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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