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이정유 김경업 회장,기름에 물탄 새연료 개발 화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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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기름에 맹물을 타 사용하는 기술이 한 집념의 발명가에 의해 개발돼 화제다.

특히 우리나라는 '석유수입 4위, 석유소비 7위' 에 오를 만큼 막대한 달러를 석유 수입에 쏟아붓고 있는 실정이어서 새로운 대체연료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폐유 되살리기에 30여년을 바쳐온 삼이정유 회장 김경엽 (金璟曄.65) 씨가 '물과 기름' 을 한데 섞어 최근 개발한 신비의 물질은 바로 에멀션 연료의 일종인 'B - 88' . 난방용으로 주로 쓰이는 벙커C유에 폐유 10%와 최대 20%의 맹물및 B - 88을 함께 넣은 뒤 2분간 물분자와 기름분자를 뒤섞는 (乳化) 과정을 거치면 고품질의 연료가 되는 획기적인 기술이다.

金씨는 "B - 88은 혼합된 기름이 연소할 때 기름분자를 잘게 쪼개주기 때문에 그만큼 열효율이 높아진다" 고 밝혔다.

또 분진.이산화탄소등 배출되는 각종 공해물질을 최고 70%까지 줄일 수 있는 저공해 연료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이미 민간연구소의 각종 실험을 통해 효과가 입증됐으며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연구원의 공식 실험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도 한 발명가가 10여년에 걸쳐 개발한 'A - 55' 라는 '물탄 연료' 가 등장해 정유업계를 뒤흔들고 있다.

세계적 디젤엔진 업체인 캐터필러가 A - 55 개발에 참여했으며 대형 전력회사.에너지회사등이 이를 이용, 시험 발전을 계속하고 있다.

하지만 이 기술도 석유정제 연료중 가장 비싼 나프타를 원료로 사용해 벙커C유를 쓰는 B - 88에 비해 경제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것이 金씨의 설명이다.

이 기술이 상업화되면 화력발전소를 비롯, 우리나라의 연간 벙커C유 소비량 2천6백만t중 5백만t (약 1조1천억원)가량을 절약할 수 있다.

金씨는 폐윤활유와 벙커C유에 대한 에멀션 기술로 이미 국내 특허를 받았으며 미국 출원에 이어 곧 휘발유에 대한 에멀션기술 특허도 국내외에 출원할 예정이다.

경남마산 출신의 金씨는 55년 서울대 사대 화학교육과를 졸업하고 공군 교관과 부산공업전문대 교수를 거친 뒤 자신의 집을 개조한 실험실에서 평생 대체연료 개발에 몰두해 왔다.

이형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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