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피부외용제 선두기업 스티펠사 허버트 회장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8면

전 세계 피부외용제 시장 점유율 1위인 미국 스티펠사의 허버트 A 스티펠(77)회장이 최근 한국을 찾았다. 창업자의 3대손인 스티펠 회장은 지난 62년 이후 국제사업부문 회장을 맡아 글로벌 경영을 지휘해왔다.

스티펠 회장은 "한국은 지난해 스티펠 그룹 내에서 매출 6위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시장"이라면서 "동양인의 피부 연구를 위한 R&D센터 건립 후보지 중 하나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 시장을 어떻게 보나.

"한국 법인은 1986년 스티펠 캐나다의 지사로 시작해 1991년 100% 현지 법인화했다. 한국은 지난 5년간 전 세계 스티펠 지사 중 톱10 안에 들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아직 일본이나 중국에 진출하지 않았기 때문에 한국이 아시아에선 가장 큰 시장이다."

-R&D 센터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R&D센터를 세우려면 피부 관련 전문 연구인력이 많이 있어야 한다. 또 이들의 뛰어난 영어 구사능력도 필요하다. 여기에 다른 피부전문 센터와 활발한 교류를 할 수 있어야 한다. 한국은 이런 조건들을 갖추고 있다고 본다."

-중국 시장엔 언제 진출하나.

"2~3년 안에 진출할 계획이다. 정부 규제와 문화 차이 등을 고려해 합작 형태로 진출할 생각이다."

-피부외용제 한 분야만 취급하는 이유는.

"스티펠은 1847년 독일에서 비누와 양초를 만드는 회사로 창업했다. 이후 의약물질을 첨가한 약용 비누를 생산한 것이 계기가 돼 오늘날까지 피부 관련 제품만을 생산, 공급해 왔다. 회사 방침은 한 분야에서 최고가 되자는 것이다."

-여러 의약품을 다루는 다국적 제약사들과의 경쟁 전략은.

"다국적 제약 회사들은 여러 분야를 함께 하는 반면 우리는 피부 외용제 한 분야에만 초점을 맞출 수 있어 R&D를 훨씬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 기술력이 뛰어난 의약회사들과 합작, 라이센싱 등을 통해 제품을 공급받고, 이들과 R&D도 같이 한다. 한국에서도 2000년부터 동아제약과 라이센싱을 통해 피부 외용제 일부 제품군을 공급받고 있다."

-150년간 가족회사로 머무르는 이유는.

"기업공개를 하면 얻을 수 있는 이점이 많겠지만 그만큼 주주들의 입김도 커질 것이다. 그러다 보면 매출과 순이익을 늘리는 데 몰두해야 하고, 상대적으로 R&D 등에 신경쓰기 힘들다고 판단했다."

-제약회사 경영은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한데, 창업자 가족이라고 모든 것을 맡기는 힘들텐데.

"R&D 등 분야는 전문가한테 맡긴다. 나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경영전략을 주도한다."

최지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